日민간단체 광복절 앞두고 9일부터 부천서 사진전 열어

  • 입력 2003년 8월 5일 19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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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등으로 끌려간 재일교포 1세대를 후원해 온 일본의 민간단체가 광복절을 앞두고 한국을 찾아 교포들이 반세기 넘게 겪어 온 차별과 빈곤의 삶을 담은 사진전을 연다.

부천-가와사키 시민교류회 추진위원회(위원장 이시재 가톨릭대 교수)는 10일 경기 부천시에서 열리는 ‘2003 부천시민통일문화제’에 참가하기 위해 가와사키(川崎)에 거주하는 재일교포 1세대 32명과 일본인 후원자 등 50여명이 부천을 방문한다고 5일 밝혔다.

이번 방문은 가와사키의 한국문화연구모임인 ‘파란색’과 한국역사연구모임인 ‘새벽’의 회원으로 활동하는 일본인과 재일교포들의 지원으로 이뤄진 것.

8일 부천에 도착하는 방문단은 9∼13일 부천시청 아트홀에서 ‘재일 코리안의 삶과 애환’이라는 주제로 사진전을 연다.

사진전에는 일본인 사진작가 기쿠치 가즈코(菊池和子·58·여)가 2000년 4월부터 가와사키의 사쿠라모토에 있는 재일교포 고령자 모임인 ‘도라지회’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하면서 교포 노인들의 삶과 생활상을 담은 사진 100여점이 전시된다.

28세 때 일본으로 건너간 박일조 할아버지(94)와 22세 되던 해 징용된 남편을 따라 일본에 정착한 박순이 할머니(81) 등 재일교포 1세대 50여명이 사진 속 모델이다.

기쿠치씨는 사진전 홍보물에 실릴 인사말을 통해 “재일 한국인 1세대는 일본 식민지 정책의 피해자들”이라며 “사진전을 통해 그들의 험난했던 과거와 암울한 현실을 알리고 남아있는 미래를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10∼12일 오후 2∼3시 전시장을 찾는 사람들과 ‘작가와의 대화’ 시간을 갖고 그가 보는 일본 사회의 한국인에 대한 차별과 편견 등을 이야기할 예정이다.

방문단은 10월 다시 한국을 찾아 광주에서 두 번째 사진전을 연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군수산업을 중심으로 한 공업도시로 성장해 온 가와사키에는 현재 9200여명의 재일교포가 살고 있으며 65세 이상 교포 1세대는 1000명이 넘는다.

부천=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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