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불황은 中國탓?…올 무역적자 작년비해 27% 급증

  • 입력 2003년 8월 4일 19시 28분


미국이 경기 침체에 대해 ‘중국 탓’을 하고 나섰다.

북핵 문제 등 국제 정치에 대해서는 우호적인 양국이 경제 문제를 두고는 이해가 엇갈리고 있는 것.

지난해 미국의 대(對)중국 무역적자는 1031억달러로 미국 전체 무역적자의 4분의 1에 달했다. 올해도 1월부터 5월까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7%나 증가하면서 약 440억달러의 적자를 보였다. 특히 섬유업계의 타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중국산 섬유와 의복제품의 시장점유율은 2001년 9%에서 현재 45% 수준까지 올랐다. 이 기간 중 미국 섬유업계에서는 약 27만명이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값싼 중국제품의 수입으로 고전하고 있는 미국 제조업체들은 지난달 31일 “중국 위안화가 적정 가치보다 40%나 저평가된 달러당 8.3위안에 고정돼 있어 중국 수출업체가 유리해졌다”며 불공정 무역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상하원 의원 16명은 지난달 31일 중국이 위안화 통화 가치를 낮게 유지해 미국 제조업의 일자리를 갉아먹고 있다는 서한을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보냈다. 공화당 10명, 민주당 6명으로 구성된 이들 의원은 “부시 대통령이 중국에 위안화 재평가를 요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행정부도 중국 환율제도에 대해 공격을 퍼붓고 있다. 존 스노 재무장관과 돈 에번스 상무장관은 미국 제조업체들의 경쟁력이 중국에 의해 훼손되고 있다며 연일 위안화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미 상무부의 그랜트 알도나스 차관은 “행정부가 중국의 무역 관행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으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수도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 탓만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위안화가 평가 절상되면 중국산 반제품을 이용하는 미국 기업의 비용도 증가하기 때문에 미 제조업에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또 경제 문제로 중국을 몰아세울 경우 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과의 협조관계에 금이 갈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외신 종합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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