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 추정환자 세번째 발생

  • 입력 2003년 5월 13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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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에 방역당국이 포착하지 못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증상자가 사실상 국내 첫 추정환자가 됐다. 더구나 12, 13일 이틀 연속으로 국내에서 추정환자가 발생해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국립보건원은 3∼5일 최근 사스가 급속하게 확산되는 대만을 방문했다가 홍콩을 거쳐 5일 입국한 L씨(29·회사원)가 폐렴증세를 보여 국내 세 번째 추정환자로 분류했다고 13일 발표했다.

L씨는 6일부터 발열과 기침, 오한 등의 증세를 보여 직장 내 부속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9일 보건소 추적 과정에서 발견돼 12일까지 자택 격리됐지만 증세가 계속돼 격리병원으로 이송됐다.

보건원은 13일 사스 자문위원 중 방사선과 전문의에게 L씨의 흉부 X선 사진 판독을 의뢰한 결과 폐렴이 확인돼 추정환자로 결정했다. L씨는 위험지역에서 들어온 입국자들 중 보건소 확인 과정에서 발견된 첫 사례이다.

L씨는 입국 후 추정환자로 분류되기까지 첫 4일간 회사 근무와 기숙사 생활을 했고 그 후 3일간 자택 격리돼 이 과정에서 사스를 2차 전파시켰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지난달 29일 K씨(41)가 첫 추정환자로 발표됐지만 사스와 무관한 세균성 폐렴일 가능성이 높고 12일 두 번째 추정환자가 된 80대 필리핀계 미국인은 내국인이 아니어서 사실상 L씨가 국내 첫 사스 추정환자에 해당된다.

보건원은 L씨가 탔던 항공편 승객들에 대한 추적조사를 벌인 결과 총 입국자 103명(내국인 36명, 외국인 67명) 중 47명(내국인 30명, 외국인 17명)은 이상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또 근접 탑승객 5명(내국인 2명, 외국인 3명)에 대해 15일까지 자택 격리하는 한편 L씨의 부모와 회사 동료 5명, 같은 기숙사를 쓰는 1명, 부속병원 종사자 2명 등도 증세는 없지만 자택 격리 조치했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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