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貨 힘 세진다…美경제 거품 빠져 달러약세

  • 입력 2003년 5월 12일 18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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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가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달러화가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 반세기 이상 세계 기축통화 역할을 해온 달러화의 지배력이 종말을 고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고 뉴스위크 최신호(19일자)가 진단했다.

올 들어 유로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9% 폭락했다. 유로화뿐만 아니라 엔화를 비롯한 세계 주요 통화에 비해서도 약세. 외환전문가 데니스 가트먼은 지난주 “유럽과 교역량이 많은 국가의 투자자들이 조만간 조용히 달러를 팔고 유로 사재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한 것으로 이 잡지는 보도했다.

달러의 약세는 미국 주식과 채권에 대한 과도한 투자로 형성된 거품이 빠지면서 비롯된 현상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이들은 앞으로도 달러가 오르는 것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전망한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통화전략가 짐 오닐은 달러화 가치가 앞으로 4∼5년간 계속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일부 전문가들은 약한 달러가 미국의 수출을 증진시켜 미 경제를 회생시키고 나아가 세계 경제에도 활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본다. 투자은행 메릴린치의 통화전략가 알렉스 파텔리스는 “1985∼87년 미국 경제가 성장한 것은 달러 약세에 힘입었기 때문”이라면서 “경제성장이 달러 가치를 높이면서 문제는 자연히 해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그러나 미국과 마찬가지로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유럽이나 일본 역시 자신들의 통화가 강세를 이어가는 것을 좌시하지는 않을 전망. 특히 유럽은 값싼 미국 수출품으로부터 자국 상품을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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