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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2월 6일 02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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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파월 장관의 이날 연설을 계기로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을 무장해제하기 위한 군사공격의 명분을 축적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파월 장관의 발표에 앞서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는 ‘유엔의 추가결의와 무관하게’ 미국 주도의 이라크 전쟁에 참여할 의사를 밝혔다.
파월 장관은 CNN방송 등을 통해 생중계된 90분간의 연설에서 통신 감청자료와 위성정찰 사진, 그리고 목격자 증언 등 30여개의 시청각 증거들을 통해 “이라크가 갖은 기만과 회피 전술을 구사하며 유엔무기사찰활동을 방해하고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을 은닉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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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공개한 통신감청자료에 따르면 이라크 공화국수비대의 장군과 대령은 유엔 무기사찰활동이 시작되기 하루 전인 지난해 11월 26일 ‘변형된 수송수단’을 치워야 한다는 내용의 대화를 나눴다. 지난달 30일에는 공화국 수비대 사령부는 “금지된 탄약이 있을 가능성에 대비, 철저히 없애라”면서 “들키지 않도록 메시지 자체를 파기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무기사찰 이전에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의혹시설들에서 물건이 옮겨지는 장면을 촬영한 위성사진과 이라크의 무기 금수조치 위반 관련 정보도 상세히 공개됐다.
파월 장관은 또 3명의 이라크 망명자의 증언을 토대로 이라크의 생화학무기 은닉 및 이동이 가능한 생물무기연구소에 대한 정보도 공개했다. 이라크의 알 카에다 연계설과 관련해서는 “요르단 출신 생화학 테러전문가인 아부 무사브 자르카위(36)가 바그다드에 체류하며 생화학 무기 관련 훈련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15개 안보리 이사국들이 파월 장관이 공개한 증거를 군사공격을 정당화하는 것으로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BBC방송 등 외신들도 “연설은 결정적인 증거(smoking gun)를 제시하지는 못했다”며 증거의 설득력을 평가절하했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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