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일본 상륙작전’

  • 입력 2002년 12월 13일 18시 17분


세계 최대의 소매체인 업체 월마트가 경영난에 처한 일본 대형 슈퍼마켓 체인 세이유(西友)의 경영권을 확보, 일본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고 12일 발표했다. 저비용 저가격을 무기로 한 월마트가 중간유통 구조 등 폐쇄적인 상거래 관행이 굳어진 ‘난공불락’의 일본시장을 뚫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존 멘저 월마트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이날 세이유 등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세이유 주식 34%를 인수함으로써 스미토모상사를 제치고 최대주주가 됐다고 밝혔다.

세이유는 일본 슈퍼업계 5위로 전국 400개 점포망에 연간매출이 1조엔 규모. 월마트는 5월 세이유의 지분을 6.1% 확보했으며 이번에 520억엔(약 5200억원)을 추가출자해 최대주주로 떠올랐다. 5년 내 지분을 67%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월마트는 내년 봄 수도권 점포를 중심으로 15개 점포 개장에 착수하는 한편 중국 등지의 생산공장에서 저가 의류나 정보기술(IT) 제품 등을 대량으로 들여오는 등 ‘월마트식 경영’을 도입해 일본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그동안 유통업계의 상관행으로 굳어져온 판매촉진비나 제조업체 지원 등 ‘불필요한 비용’을 대대적으로 삭감해 가격경쟁력으로 정면승부한다는 전략. 미국내 3500여개 점포, 세계 9개국에 1200여개 점포를 보유해 최강의 판매력과 구매력을 가진 월마트가 본격 경쟁에 나설 경우 일본 유통업계는 대대적인 재편과 경쟁체제 돌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워낙 일본의 장기불황이 심각한데다가 이미 진출한 세계 2위 업체인 프랑스계 까르푸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등 외국계 소매업체들의 성공사례가 전무해 월마트의 성공여부도 예측하기 힘들다는 시각도 많다.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