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브리지 “아! 옛날이여”…英 100大 요직서 퇴조 뚜렷

  • 입력 2002년 12월 6일 17시 50분


‘명문 사립과 옥스브리지는 더 이상 출세를 보장하지 않는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5일자)는 영국을 움직이는 100대 요직을 선정, 이 자리를 차지한 사람들의 학력이 30년 동안 어떻게 변했는지 추적했다. 사립학교와 명문 ‘옥스브리지(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대)’ 출신의 퇴조가 뚜렷했다.

이코노미스트가 선정한 100대 요직은 정치 경제 학술 전문직 예체능 분야에서 각각 20자리씩. 이 자리들을 놓고 1972년, 1992년 그리고 올해 모두 세차례 조사했다. 그 결과 사립학교 출신은 72년과 92년에 각각 67, 66명으로 비슷했으나 올해는 46명으로, 옥스브리지 출신도 52, 54명에서 35명으로 줄었다.

사립과 옥스브리지의 퇴조가 가장 두드러진 곳은 경제분야. 10년 전만 해도 20명 모두 명문 사립을 나왔고 옥스브리지 출신도 12명이나 됐다. 올해는 8명이 사립을, 4명만이 옥스브리지를 졸업했다. 외국인 최고경영자(CEO) 영입이 늘고 있는데다 공립학교 출신들이 약진하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정치 분야에서도 토니 블레어 총리처럼 사립학교→옥스브리지(옥스퍼드 졸업)의 과거 정통 코스를 밟아온 인물은 드물었다. 정식 대학을 나오지 못한 정치 지도자가 18명이나 됐다. 몇몇은 군사학교를 나왔거나 가난 때문에 아예 대학 근처에 못간 사람들도 있었다.

특이한 것은 노동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노동당 수뇌부의 경우 블레어 총리처럼 사립과 옥스브리지를 나온 ‘귀족 손’들이 대부분. 반면 보수당의 이언 던컨 스미스 당수를 비롯해 다른 정당 지도자 가운데 사립이나 옥스브리지 출신은 한 명도 없었다.

이번 조사의 최대 피해자는 영국 사립 명문의 대명사 ‘이튼스쿨’. 72년 14명이던 이튼 출신은 92년 8명으로 줄었다가 올해는 2명만 남았다. 30년 동안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인물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유일했으며 100대 요직을 차지한 여성은 92년 4명에서 올해 5명으로 10년 동안 1명밖에 늘지 않았다.

영국 100대 요직 사립학교 -옥스브리지 출신
1972년1992년2002년
사립학교67명66명46명
옥스브리지52명54명35명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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