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무기사찰 받을듯

  • 입력 2002년 11월 11일 18시 03분


니지 사브리 이라크 외무장관이 10일 이집트 카이로의 아랍연맹 본부에서 열린 아랍 외무장관 회담에 참석해 미소를 짓고 있다. - 카이로로이터뉴시스
니지 사브리 이라크 외무장관이 10일 이집트 카이로의 아랍연맹 본부에서 열린 아랍 외무장관 회담에 참석해 미소를 짓고 있다. - 카이로로이터뉴시스
이라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무기사찰 결의안을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결의안 수용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11일 오후 7시(한국시간 12일 오전 1시) 의회를 긴급 소집할 것을 지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의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와 관련, 니지 사브리 이라크 외무장관은 10일 기자회견에서 “유엔 무기사찰단이 이라크 내에서 자극적인 행동에 의존하지 않을 것으로 희망한다”고 말해 이라크가 결의안에 따른 사찰단의 입국에 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사브리 장관과 개별 회담을 가진 이집트의 아흐메드 마헤르 외무장관은 “이라크 최고위층에서 군사공격을 예고하지 않는 어떠한 유엔 결의에도 협력할 용의를 표명했다”고 말해 이라크측으로부터 구체적인 언질이 있었음을 암시했다.

마헤르 장관은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과 사브리 장관의 회담이 끝난 뒤 유엔 결의가 “평화적 해결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쿠웨이트는 10일 이라크에 대해 결의안 수용을 촉구했다. 쿠웨이트 내각은 성명을 통해 “이라크는 이 결의안을 신중히 검토해 국제사회의 정당한 요구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확실한 신뢰를 보여주는 신중하고도 실질적인 조치들을 취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성명은 이어 이라크는 대량파괴무기 제거와 쿠웨이트 전쟁포로 등과 관련된 안보리 결의들을 회피하려는 시도를 포기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이라크가 이를 수용할 경우 “이라크 형제들이 더 이상 고통받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앤드루 카드 미 백악관 비서실장은 10일 “이라크가 결의안 수용 거부 등 사찰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유엔의 승인 없이도 즉각 이라크를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같은 내용의 경고를 하고 “후세인 대통령이 무기사찰에 협력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덧붙였다.

미국을 비롯해 영국 호주 등이 이처럼 “이라크가 무기사찰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유엔의 별도 승인 없이도 이라크에 대한 군사 행동이 가능하다”는 입장인데 반해 “그렇지 않다”는 국가들도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중국 프랑스 러시아 등은 8일 공동성명을 통해 “결의안은 무력 사용에 있어 어떤 자동성도 배제하고 있다”고 말해 미국과는 상반된 해석을 내놓았다.

공동성명은 이라크가 결의안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사찰을 맡고 있는 유엔 무기사찰단장이나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에게 이 사실이 먼저 보고되고 이어 유엔 안보리가 그 보고를 토대로 모종의 조치를 취하도록 돼 있다”고 주장했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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