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결의안을 이날 의회에 보내기 직전 기자회견에서 “지난 10년간 유엔은 이라크가 일련의 유엔 결의안을 따르도록 하는 데 실패함으로써 신뢰성을 잃었다”며 “무기사찰 연장을 두고 이라크와 새로운 협상을 시작하는 실수를 저질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와 협상은 없다”고 강조하며 “유엔안보리는 세계 평화에 분명 위협적인 이라크를 강경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렌트 로트(공화) 토머스 대슐리(민주) 양당 상원 원내총무들은 의회 결의안을 양당이 합심 단결해 처리하겠다고 다짐했다. 대슐리 총무는 “다음달 5일 의회 회기가 끝나기 전까지 결의안이 통과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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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이라크의 지대공 미사일 공격을 무력화하기 위해 B2 스텔스전폭기를 인도양의 영국령 디에고가르시아섬으로 이동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B2 전폭기가 미국 영토 밖에 배치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해 아프가니스탄을 폭격할 당시 B2기는 미 중부의 미주리주 기지에서 발진했다.
국방부는 또 약 2000명의 미 해병대가 상륙작전 훈련을 위해 이달 말 쿠웨이트로 향할 예정이며 최근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와 조지 워싱턴호가 걸프지역에 파견돼 제5함대와 합류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라크의 타리크 아지즈 부총리는 “미국은 대량살상무기에 관심이 있는 게 아니라 전쟁의 명분을 찾기 위해 골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독일도 18일 미국은 이라크에 대한 전쟁 위협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요슈카 피셔 외무장관은 이날 ZDF TV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경우에도 위기를 고조시켜서는 안 된다”며 “이라크의 정권 교체를 목표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라크의 무기사찰 수용으로 진정세를 보이던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산유 쿼터 동결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원유 선물가가 30달러선에 근접하는 등 사흘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10월물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장중 한때 29.80달러까지 오른 뒤 결국 전날에 비해 배럴당 0.40달러(1.4%) 상승한 29.48달러에 장을 마쳤다.
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
외신종합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