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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3월 19일 2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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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미국 외교정책의 기본 시각은 4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역대 미국의 대외정책을 주도한 대표적인 정치인의 이름을 딴 잭슨, 제퍼슨, 윌슨, 해밀턴 등 4가지 학파가 그것이다.
잭슨 학파는 미국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9·11테러 이후 테러리즘을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어디든 공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부시 행정부의 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이 이에 해당한다.
반면 제퍼슨 학파는 지나친 개입을 꺼린다. 9·11테러도 결국 미국이 중동정책에 지나치게 개입한 결과로 생각한다. 미국이 확전을 결정하면 반전 운동이 일어날 것이고 노엄 촘스키 같은 학자가 앞장설 것이다.
윌슨 학파는 민주주의와 인권의 세계적 전파를 중시한다. 이 학파는 오사마 빈 라덴을 잡더라도 국제전범재판에 넘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클린턴 행정부가 보스니아 등 인권 문제와 관련한 국제분쟁에 간여한 것은 바로 이 같은 시각에 바탕을 둔 것이다.
해밀턴 학파는 대영제국과 같은 미국을 꿈꾼다. 미국이 축적된 부를 통해 막강한 군사력을 갖춰야 한다고 본다. 다만 다자간 협력을 매우 중요시한다는 점에서 잭슨 학파와 다르다. 특징적으로 본다면 잭슨 학파가 지금의 미국 일방주의에 가장 가깝고, 해밀턴 학파는 다자적 접근을 더 중시한다.
미국은 결국 이라크를 공격하게 될 것이다. 9·11테러로 미국 내 잭슨 학파의 목소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 ‘악의 축’ 발언 후 부시 행정부는 국제적 합의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했다. 결국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 등 국제적 공조를 얻은 뒤 신속히 군사행동에 나서는 방식을 취하게 될 것이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