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美 ABC “간판뉴스냐 돈되는 토크쇼냐”

  • 입력 2002년 3월 3일 17시 31분


미국 ABC 방송이 간판 뉴스 프로그램인 ‘나이트 라인’을 가벼운 심야 토크쇼로 대체할 것인가 여부를 놓고 내부 갈등을 빚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일 보도했다.

80년 이란의 미국인 인질사건 때 시작된 ‘나이트 라인’은 심도 있는 보도로 22년째 장수를 누리고 있는 프로그램. 진행자 테드 코플(사진)의 연봉이 무려 1000만달러(약 130억원)일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려왔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시청률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연간 적자가 1000만달러에 이르자 ABC측은 ‘나이트 라인’을 폐지키로 하고, 6개월 전부터 은밀히 CBS 방송의 토크쇼 진행자 데이비드 레터맨의 영입을 추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레터맨이 진행하는 ‘레이트 쇼’는 비슷한 시간대의 ‘나이트 라인’보다 젊은층의 시청률이 45%나 높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이 지난달 28일 밤 보도국에 알려지면서 기자들의 강력한 반발을 낳고 있다. 데이비드 웨스틴 보도국장은 “‘나이트 라인’은 ‘ABC 방송의 보석’”이라며 당장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회사측은 예상외의 거센 반발에 일단 한 발 물러섰다. 그러나 늘어나는 적자로 인해 언젠가는 문제가 다시 불거질 것이라는 전망들이다.

하종대기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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