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하무인’밀로셰비치…법정서 판사에 손가락질

  • 입력 2002년 2월 15일 18시 10분


전쟁범죄와 대량학살 등의 혐의로 기소돼 구 유고연방 전범법정(ICTY)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 대통령은 재판 3일째인 14일 피고인석에서 판사들에게 손가락질을 하고 검사들을 조롱했다.

그는 1시간에 걸친 변론에서 자신이 발칸전쟁 중에 저질러진 잔학행위의 배후라는 혐의를 부인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맞서 세르비아를 영웅적으로 방위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을 기소한 검찰 측을 ‘단순한 사람들’이라고 조롱하면서 “검찰의 기소 내용은 NATO가 1999년 유고를 상대로 벌인 전쟁을 정당화하려는 서방국가들이 날조한 ‘거짓의 바다’”라고 일축했다.

고유 상표처럼 된 빨강 노랑 파랑 등 세르비아의 민속 색채로 디자인된 넥타이를 맨 그는 “이 재판은 한 주권국가와 나에 대한 범죄”라고 강변했다.

다소 흥분한 상태에서 장광설의 변론을 개시한 그는 3명의 판사들에게 손가락질을 해가며 재판이 공정치 못하다고 공격하고 “공중전화 한 대가 감방 안에서, 나와 나의 조국, 나의 국민에게 행해지고 있는 가장 악랄한 중상모략에 대처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쏘아붙였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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