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빈 前재무 엔론 구명로비

  • 입력 2002년 1월 13일 18시 04분


로버트 루빈 전 미국 재무장관이 파산 위기에 직면한 미 최대의 에너지 기업 엔론 사태에 개입, 재무차관에게 지원을 요청했고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케네스 레이 엔론 회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사실이 공개돼 엔론 사태가 계속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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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재무부의 미셸 데이비스 대변인은 11일 루빈 전 장관이 피터 피셔 국내금융담당 재무차관에게 지난해 11월 8일 전화를 걸어 “신용평가기관들이 엔론의 신용 등급을 하향 조정하지 않도록 이들 기관과 협력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루빈 전 장관은 엔론의 최대 채권은행 중의 하나인 시티그룹의 공동 회장이다.

이에 앞서 FRB측은 레이 회장이 지난해 10월26일 그린스펀 의장에게 전화를 건 사실이 있다고 11일 공개했다. FRB측은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해 주길 거부하면서 그린스펀 의장이 레이 회장과 통화한 이후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엔론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진 피셔 차관도 “루빈 전 장관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데이비스 대변인은 강조했다. 그러나 엔론이 파산 직전 펼친 로비의 규모가 미 정부를 포괄하는 방대한 규모라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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