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르망 "B·B는 그런 여자"

  • 입력 2001년 12월 17일 21시 40분


"88년 서울올림픽 때도 그랬지만 한국의 국제 행사 때마다 개고기 문제가 자꾸 도마 위에 오르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겠다. 외국인이 한국의 음식 문화에 대해 어떻게 이래라 저래라 간섭할 수 있는가."

프랑스 문화비평가 기 소르망은 17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브리짓 바르도의 개고기 시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기 소르망은 그의 저서 '간디가 온다'(원제 인도의 정수 ·문학과 의식 刊) 한국어판 출간에 즈음해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일부 유럽인들은 한국을 아직도 일본과 중국사이에 낀 야만적인 나라로 생각할 정도로 한국에 대해 무지하다"며 "유럽인들은 다른 민족을 비하할 때 주로 그 민족의 음식문화를 거론하곤 한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브리짓 바르도는 한국의 개고기 뿐 아니라, 아랍 세계의 양 도살방식등도 비판하는 사람으로 자신이 잘 모르거나 비하하고 싶은 나라에 대해 음식 문화를 거론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 소르망은 "문명은 우월 혹은 열등으로 구분될 수 없다"면서 "개고기 식용 문제는 한국인끼리 토론해야 할 사항이지 외국인이 나서 왈가왈부할 사안은 아니다"고 못 박았다.

그는 9.11테러의 원인에 대해 "궁극적으로 이슬람 내부의 분열 때문이며 빈 라덴의 최종 목표는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의 정권 획득으로 미국 테러는 이를 위한 간접적 수단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학자 사뮤엘 헌팅턴의 '문명충돌론'에 대해 "그가 다양한 이슬람교도가 평화롭게 살아가는 인도만 잘 알았더라도 그런 '바보소리'는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허문명기자>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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