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일간 네자비시마야 가제타는 27일 “러시아가 탈레반에 대항해 싸우고 있는 북부동맹을 본격 지원하기 위해 특수부대 파견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테르팍스 통신도 “러시아가 앞으로 두 달 내에 탱크와 장갑차 수송차량 등 군사물자를 북부동맹에 제공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민영 NTV는 군 고위 소식통이 이 같은 무기 지원계획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대(對)테러 전쟁에 지지를 보내면서도 행동에는 소극적이었던 러시아의 태도 변화는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후 사태 수습 과정에서의 ‘영향력 지분 확보’를 다분히 의식한 포석으로 보인다. 네자비시마야 가제타는 “‘전쟁 후 파견될 평화유지군은 유엔 주도가 아닌 대테러전쟁 참가국 군대로 구성될 것’이라는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의 25일 의회 연설이 러시아를 자극했다”며 “다음날인 26일부터 러시아 총참모부가 본격적으로 병력 파견 검토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북부동맹에 지원할 것으로 알려진 무기에는 T55 등 전차 40대와 BMP1 BMP2 등 병력수송용 장갑차 80대가 포함돼 있으며 군사지원 총액은 4500만달러 수준이다.러시아는 그동안 소수의 군사고문단을 파견해 북부동맹군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져 왔으며 파키스탄 언론은 현지어와 사정에 정통한 러시아 특수요원이 아프가니스탄에 잠입한 미군 특수부대를 지원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아프가니스탄 인근 타지키스탄에 8000여명 병력의 제201기계화사단과 1만1000명의 국경수비대를 주둔시키고 있으나 아프가니스탄전에 동원할 계획이 없다고 밝혀왔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