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러 대참사]남부 맨해튼 확 바뀐다

  • 입력 2001년 9월 13일 18시 39분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 중심부에 위치한 세계무역센터 빌딩 3개 동(棟)이 여객기 테러로 완전 파괴되면서 남부 맨해튼의 모습이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테러 현장 인근에 있는 상당수 빌딩은 다시 짓거나 다른 곳으로의 이전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여객기에 부딪혀 부서진 무역센터 빌딩은 417m의 초고층이어서 최소 20∼30m 깊이의 암반에 기초를 두고 있다. 암반은 견고한 대신 충격을 받으면 주변으로 충격을 널리 확산시키는 특징이 있다.

종합건축사사무소 큐브엔지니어링의 김인기 이사는 “붕괴된 무역센터 빌딩 1개 층의 무게는 약 3000t으로 110개 층이 순차적으로 무너졌더라도 110개 층 전체 무게(33만t)의 10% 이상의 충격이 암반에 가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충격이 암반을 타고 주변으로 전달되는 경우 최소 반경 1㎞ 이내의 건물은 안전문제 때문에 다시 지어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여객기의 충돌로 직접 충격을 받은 북쪽 및 남쪽의 1번, 2번 타워 외에 47층짜리 7번 타워도 진동 등으로 무너졌다. 또 이 곳에서 한 블록 떨어진 곳에 있는 54층의 원리버티타워도 사건 발생 이틀째인 12일 붕괴가 시작되는 등 연쇄 붕괴가 주변으로 계속 확산될 것으로 보여 이미 무역센터 주변 10개 블록까지의 건물들이 소개(疎開)되고 있다.무역센터 인근에는 메릴린치, 다우존스 오펜하이머, 뉴욕증권거래소, 뉴욕연방준비은행, 체이스맨해튼은행 등 금융기관들이 즐비하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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