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에 부딪혀 부서진 무역센터 빌딩은 417m의 초고층이어서 최소 20∼30m 깊이의 암반에 기초를 두고 있다. 암반은 견고한 대신 충격을 받으면 주변으로 충격을 널리 확산시키는 특징이 있다.
종합건축사사무소 큐브엔지니어링의 김인기 이사는 “붕괴된 무역센터 빌딩 1개 층의 무게는 약 3000t으로 110개 층이 순차적으로 무너졌더라도 110개 층 전체 무게(33만t)의 10% 이상의 충격이 암반에 가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충격이 암반을 타고 주변으로 전달되는 경우 최소 반경 1㎞ 이내의 건물은 안전문제 때문에 다시 지어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여객기의 충돌로 직접 충격을 받은 북쪽 및 남쪽의 1번, 2번 타워 외에 47층짜리 7번 타워도 진동 등으로 무너졌다. 또 이 곳에서 한 블록 떨어진 곳에 있는 54층의 원리버티타워도 사건 발생 이틀째인 12일 붕괴가 시작되는 등 연쇄 붕괴가 주변으로 계속 확산될 것으로 보여 이미 무역센터 주변 10개 블록까지의 건물들이 소개(疎開)되고 있다.무역센터 인근에는 메릴린치, 다우존스 오펜하이머, 뉴욕증권거래소, 뉴욕연방준비은행, 체이스맨해튼은행 등 금융기관들이 즐비하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