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시 행정부 첫 MD테스트

  • 입력 2001년 7월 8일 17시 37분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가 출범한 이래 미사일방어(MD) 체제 구축을 위한 첫 번째 탄도탄 요격미사일 실험이 14일 실시된다.

미 국방부는 6일 "14일 밤 9시∼15일 오전 1시 사이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모의 탄두와 유인체(레이더교란장치)를 적재한 대륙간탄도탄미사일(ICBM) 미니트맨2 가 발사되고 이어 20분 후 요격체를 탑재한 요격미사일이 태평양 마셜제도의 콰잘레인 아톨 기지에서 맞발사된다"고 밝혔다.

실험의 성공 여부는 요격미사일이 발사된 뒤 10분쯤 지나 해상 220㎞ 상공에서 요격미사일로부터 분리된 요격체(자체 센서를 가진 컴퓨터유도장치)가 ICBM을 격추시키느냐로 판가름난다.

실험 방법은 지난해 7월의 3차 실험과 비슷하다. 지금까지 1차 실험(99년 10월)만 성공했고 2, 3차 실험은 실패했다.

미국의 (국가)미사일방어 체제 관련 일지

1999년10월요격체, 탄도탄미사일 탄두 요격에 성공(1차 실험)
2000년1월요격체, 적외선 센서 이상으로 요격 목표 빗나감(2차 실험)
7월요격체, 요격미사일에서 아예 분리되지 않음(3차 실험)
9월클린턴 전대통령, 국가미사일방어(NMD) 체제 차기 정권에 일임 발표
2001년5월부시 대통령, NMD를 모태로 한 새로운 미사일방어(MD) 체제 발표 미국, 유럽과 아시아 동맹국들에 특사 파견해 MD 설명회 가짐
6월부시 정부, 2004년까지 요격미사일 5기 조기 배치 추진(워싱턴포스트지 보도)
7월14일부시 정부의 첫 번째 미사일요격 실험 예정

이번 실험은 부시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을 파기하는 일이 있더라도 반드시 MD 체제를 추진하겠다며 동맹국들을 설득해온 가운데 이뤄지는 첫 번째 실험이라 성패 여부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는 물론 미국 내 일부 군사전문가들까지 기술적 문제를 이유로 MD 체제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여온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실험의 성공 여부는 MD 체제의 계속적인 추진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하지만 국방부가 당초 계획보다 수개월이나 늦춰 실험에 나선 것은 나름대로 자신감을 확보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국방부 산하 탄도탄미사일방어기구 책임자인 로널드 캐시디 공군 소장은 지난달 "핵심 기술의 개발에 큰 진전이 있었다"면서 "탄도탄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기술적 수준은 이미 확보한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실험이 성공할 경우 부시 행정부가 구상중인 MD 체제의 조기 배치는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MD 체제 1단계로 2004년 3월까지 알래스카에 요격미사일 5기를 배치한다는 계획을 검토중이다.

또한 부시 대통령은 최근 의회에 요청한 내년도 국방예산에서 미사일방어연구 및 실험비로 올해보다 40% 증가한 83억달러를 책정했다. 이는 한번 실험에만 1억달러가 넘게 소요되는 요격미사일 실험이 크게 늘어날 것임을 예고하는 것.

AP통신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작년 9월 미사일요격기술이 아직 충분히 진전되지 않았다고 말했었다"면서 이번 실험은 부시 대통령에게 성공하면 좋고 실패해도 부담이 없는 시도 라고 분석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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