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레바논 공습…중동 전운 고조

  • 입력 2001년 4월 16일 18시 38분


이스라엘이 15일 밤과 16일 새벽(현지시간)에 걸쳐 인근 레바논에 있는 시리아군 레이더기지에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유혈충돌이 이스라엘과 전체 아랍간의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있는 시리아군 주요 시설을 공격한 것은 1982년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침공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스라엘은 1996년에도 베이루트 인근의 시리아군 기지를 공격했으나 당시 공격목표는 시리아가 아니라 레바논 게릴라였으며 시리아측에 즉시 이 같은 사실을 밝혀 양국간에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이스라엘 정부는 16일 “이스라엘군을 공격하고 있는 헤즈볼라 게릴라를 응징하기 위해 레바논 중부 산악지대인 다르엘바이다르에 있는 시리아군 레이더기지를 폭격했다”고 밝혔다. 시리아 군 기지에 대한 보복 포격이 끝난 뒤 이스라엘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시리아가 배후 조종하는 헤즈볼라의 테러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레바논 치안 당국은 최소한 시리아 병사 2명이 사망했으며 생존자 수색 및 구조작업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르엘바이다르는 시리아군 레이더기지 외에 탱크와 장갑차 등이 주둔하고 있는 군사 요충지로 시리아는 레바논에 모두 3만5000여명의 병력을 두고 있다.

앞서 헤즈볼라는 14일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는 접경지역인 체바농장지대가 레바논 영토라고 주장하며 대전차미사일로 이스라엘 탱크를 공격했다. 이날 공격으로 이스라엘 병사 1명이 숨졌다.

이스라엘은 즉각 헬리콥터와 대포, 전투기 등을 동원해 체바농장지대 부근에 있는 헤즈볼라 거점을 공격했으며 헤즈볼라 게릴라의 공격을 지원하는 시리아에도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에밀 라후드 레바논 대통령은 “이스라엘군의 이번 공습은 레바논과 시리아에 대한 중대한 공격행위이며 ‘전면적인 대치국면’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베이루트·예루살렘=외신 종합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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