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학자 첩보행위 포착"

  • 입력 2001년 3월 28일 18시 33분


미국과 러시아간에 일고 있는 ‘스파이 전쟁’의 불길이 미국과 중국간에도 옮겨붙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6주 전 베이징(北京)에서 검거된 중국계 미국인 여성학자 가오잔(高瞻)이 외국 정보기관을 위해 첩보활동을 한 사실을 자백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외교부 쑨위시(孫玉璽)대변인은 가오잔이 누구를 위해 첩보활동을 했는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은 채 “가오잔이 외국 정보기관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고 첩보활동을 한 증거가 발견돼 수사가 진행중”이라고 밝혔다.앞서 리처드 바우처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중국이 베이징을 방문중인 중국계 미국인 학자를 불법 체포해 구금중”이라고 비난했다.중국은 2월 10일 가오잔 부부와 아들을 체포했으며 가오잔의 남편과 아들은 8일 석방했다. 중국이 가오잔을 체포한 것은 미국과의 군축 및 핵확산방지 협상에 참여하는 등 대미(對美) 업무를 관장해온 인민해방군의 현역 대령이 지난해 말 미국 시찰 도중 망명한 것에 대한 보복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국은 미국측이 주베이징대사관을 통해 여행증명서를 발급해 이 대령을 빼내갔다며 그의 망명이 미국에 의한 공작이라고 보고 있다. 홍콩 언론들은 이 사건 후 중국 당국이 고위 군 장교들의 여권을 회수하는 등 긴급조치를 내렸다고 전하면서 중미간에 ‘스파이 전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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