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도니아 정부군과 자치권을 요구하는 알바니아계 반군의 무력충돌이 전면 내전으로 커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마케도니아 정부군은 17일 제2의 도시인 테토보 북부의 전략 요지를 장악하고 있는 알바니아계 민족해방군(UCK) 진지에 중화기를 동원한 대대적인 공격을 가해 큰 타격을 입혔다.
이날 정부군은 반군에 대한 알바니아계 주민의 지지가 확산되자 징집을 시작했다. 스코폐의 국회의사당 밖에서는 마케도니아 주민 3000여명이 정부의 강력한 대책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반군은 정부군 11명을 사살했다고 주장했다. 교전 도중 정부군 헬기 1대가 테토보 인근에 추락해 3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했다.
16일에는 테토보 주둔 독일군 부대가 반군의 공격을 받았다. 이에 따라 독일군은 17일 인근 코소보에 주둔중인 평화유지군(KFOR) 소속 독일군의 탱크와 장갑차, 병력 600여명을 테토보에 긴급 배치했다.
알바니아계 반군은 4일 이후 코소보 국경지대에서 마케도니아 정부군과 교전해 왔으며 15일 테토보에 입성했다. 이후 테토보 주민 2000여명이 피란에 나섰으며 주민 사이에는 전면전에 대한 공포감이 급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다고 외신이 전했다.
발칸 전문가들은 마케도니아 사태가 국제전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인접국인 그리스와 불가리아는 자국 안보를 앞세워 마케도니아에 지원병력을 파견할 수 있다. 그리스가 군대를 파견하면 앙숙 관계인 터키도 끼어들 여지가 크다. 그리스는 17일 마케도니아 정부의 군사 개입 요청을 일단 거부했지만 사태 추이에 따라 개입으로 전환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EU)은 19일 외무장관 회의를 열고 마케도니아 사태를 논의할 예정이다. 마케도니아는 마케도니아계 알바니아계 터키계 루마니아계 세르비아계 등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어 민족 분쟁이 잦다. 국민 220만명 가운데 64%를 차지하는 마케도니아계와 21%를 차지하는 알바니아계의 갈등과 분쟁이 특히 심각하다.
알바니아계는 마케도니아계가 장악하고 있는 현 정부가 조직적으로 알바니아계를 차별 대우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그러나 마케도니아 정부측은 알바니아계 반군이 코소보 내 알바니아계 반군과 연계돼 있으며 이들은 모두 ‘대(大) 알바니아’ 건설을 내세우는 알바니아 본국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박제균·권기태기자>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