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암기 폭파범 12년만에 판결…리비아인 용의자 2명

  • 입력 2001년 1월 31일 18시 42분


88년 영국 스코틀랜드 로커비 상공에서 일어난 팬암기 폭발 사건 용의자에 대한 판결이 31일 사건 발생 12년여 만에 내려졌다.

승객 승무원 259명과 지상의 주민 11명 등 무려 270명의 인명을 앗아간 이 사건은 리비아 출신 용의자들의 인도를 거부하던 리비아 정부가 99년 용의자 2명을 서방에 인도해 지난해 5월 심리가 시작됐다.

그러나 용의자 압델 바세트 알리 알 메그라히(48)와 라멘 할리파 피마흐(44)에 대해 어떤 선고가 내려졌는지는 한국시간 오후 7시 현재 공표되지 않았다.

재판은 과거 미군기지였던 네덜란드의 캠프 제이스트에서 재판을 심리해온 스코틀랜드 재판부 소속 라널드 서덜랜드 판사가 맡았다.

스코틀랜드 검찰은 “정황증거로 볼 때 이들이 범인임이 확실하다”며 살인죄 적용을 주장해왔다. 반면 피고측 변호인들은 “검찰이 물증 제출에 실패함으로써 이들이 범인이라는 증거가 확보되지 않은만큼 당연히 무죄가 선고돼야 한다”고 맞서왔다.

유죄가 확정될 경우 범인들은 종신형을 선고받아 평생을 스코틀랜드 감옥에서 보내야 한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로커비 사건이란▼

88년 12월21일 런던 히드로 공항을 출발해 뉴욕으로 향하던 팬암 항공 소속 보잉 747기는 스코틀랜드 로커비 상공에서 공중 폭발해 270명이 숨졌다. 사망자 대부분은 미국인이었다.

용의자들은 라디오 겸용 카세트 녹음기로 위장한 폭탄을 옷가방에 넣은 뒤 이 가방을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팬암기에 옮겨 실어 항공기를 폭파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발생 3년 만인 91년 9월 스코틀랜드 검찰은 리비아인 2명을 범인으로 지목해 기소했다. 리비아는 용의자 인도를 거부하다 99년 4월 넬슨 만델라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중재를 받아들여 용의자들을 네덜란드 헤이그로 인도했고, 미국은 대 리비아 제재를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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