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자 취재 불허"…다보스 포럼측 '보복'

  • 입력 2001년 1월 25일 18시 37분


스위스의 스키휴양지 다보스에는 올해도 세계경제포럼(WEF)이 주관하는 연례회의에 참석키 위해 1000여명의 세계 각국 파워엘리트들이 모여들었다.

매년 1월 하순 개최되는 다보스 포럼은 그 해의 세계경제 흐름을 잡아가고 각국 경제정책 결정자와 기업인간의 ‘사교의 장’이 된다는 점에서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대기업의 최고 경영자와 개도국 각료들은 수만달러의 참가비를 마다하지 않고 참석에 열을 올린다. 또 기자들은 지하의 임시가설문으로 출입하고 식사를 곁들인 행사장엔 들어갈 수도 없는 수모에도 불구하고 참석을 위해 WEF사무국의 눈치를 살피기에 급급하다. 그래서인지 다국적 기업들로부터 후원과 협찬을 받으면서도 사정없이 참가비를 뜯어내는 WEF의 장삿속과 오만한 태도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WEF는 22일 진념(陳稔)재정경제부 장관이 개막을 사흘 앞두고 불참을 통보하자 이날 저녁 한국 기자들의 취재등록 허가와 장관 공식수행원 2명의 본회의장 출입 허가도 취소해 버렸다.

사무국은 “한국 정부의 수석대표가 교체됨에 따라 당초 진 장관이 참석할 예정이던 회의를 취재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판단해 취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조치는 진 장관의 불참에 따른 보복의 냄새가 짙다는 느낌이 들었다.

WEF측은 한국 취재진이 이의를 제기하자 뒤늦게 본회의장에서 열리는 모든 회의를 취재할 수 있도록 한국기자 2, 3명의 출입을 허용키로 했다. 또 ‘한반도의 정치경제 전망’ 회의에는 모든 한국취재진이 취재할 수 있게 했다.

한국 정부가 먼저 원인 제공은 했지만 WEF측의 석연찮게 오락가락하는 처사도 눈에 거슬렸다.

〈다보스〓김세원특파원〉 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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