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당선자의 워싱턴 방문에 동행한 로라 여사는 이날 오전 백악관을 예방, 빌 클린턴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 여사의 영접을 받고 ‘퍼스트 레이디’간의 인수인계 문제를 논의했다.
남편의 백악관 입성이 천신만고 끝에 이루어졌기 때문일까. 공교롭게도 로라 여사가 탑승한 승용차의 차문이 추위로 얼어붙는 바람에 그녀는 한 동안 차에서 내리지 못하다가 힐러리 여사가 부른 경호원의 도움으로 겨우 하차, 어렵게 백악관에 들어갈 수 있었다.
로라 여사에게 백악관은 그리 낯선 곳은 아니다. 시아버지인 조지 부시 전대통령 시절 백악관에서 묵은 적이 있고 남편인 부시 당선자가 텍사스 주지사로 백악관의 주지사 모임에 참석할 때도 동행한 일이 있기 때문.
백악관 안살림은 퍼스트 레이디의 취향에 따라 바뀌기 때문에 앞으로 로라 여사의 백악관분위기가 어떻게 변할지에 미국인들의 관심이 크다.
통상 퍼스트 레이디는 백악관의 가구 벽지 식기 음식 등에 대한 결정권을 갖는다. 국사에 바쁜 대통령이 참견할 겨를이 없기 때문에 안살림은 전적으로 퍼스트 레이디의 권한인 셈.
지나치게 설친다는 말을 들은 힐러리 여사 때와는 달리 조용하고 차분한 스타일의 로라 여사가 백악관에 들어오면 백악관의 분위기도 많이 바뀔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로라 여사는 시어머니인 바버라 여사가 그랬던 것처럼 전통적인 퍼스트 레이디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여 이래저래 백악관 안살림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