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3년째 전후 최대 호황…마르크 위력 全유럽 확산

  • 입력 2000년 11월 15일 19시 18분


독일이 3년째 전후 최대의 호황을 구가하면서 마르크화의 위력이 전 유럽을 뒤덮고 있다.

지난해 독일 교역량은 9501억 마르크(약 475조원)로 전해에 비해 15% 늘어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경제성장율도 올 상반기에 3.3%를 달성, 독일경제는 서유럽경제를 이끄는 견인차가 되고 있다.

마르크화 역시 독일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에 힘입어 2002년 유럽통합을 목표로 하는 유러화와 함께 유럽내 비공식 기축통화로 자리잡고 있다.

이런 추세는 일부 지역이 마르크화를 공식화폐로 지정하고 있는데서 확인할 수 있다. 현재 독일외에 마르크화를 공식화폐로 채택한 유럽내 지역은 모두 3곳.

94년 내전의 참화를 겪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가 95년 마르크화를 공식화폐로 도입해 발칸지역내 마르크화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코소보사태 이후 발칸 경제부흥을 위해 유럽연합에 의해 신마샬플랜 이 추진되고 있는 코소보지역도 자연스럽게 마르크화의 영향권에 편입됐다.

유고연방으로부터 독립을 추진중인 몬테니그로 역시 통용화폐로 사용되던 유고연방의 디나르화를 포기하고 11일 마르크화를 공식화폐로 채택했다.

이에 ZDF 방송은 몬테니그로의 마르크화 도입은 코소보 평화안 실현을 주도하고 있는 독일과 구유고연방을 하나로 묶는 계기가 될 것 이라고 평가했다.

독일은 94년 유고사태에 평화유지군의 일환으로 참여한 이후 이지역에 매년 15억 마르크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이 때문에 96년 97억 마르크에 불과하던 구유고연방과의 교역량도 불과 3년만에 170억 마르크로 늘어났다. 프랑스와 러시아는 발칸지역의 마르크화 도입은 이 지역을 독일 경제권에 편입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마르크화의 위력은 유럽의 네 마리 호랑이로 떠오른 폴란드와 체코 등 중부유럽국가에서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최근 유럽의 최고 신흥경제성장국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들 4개 국가와 독일의 교역량이 눈에 띄게 늘고 있기 때문.

폴란드의 경우 96년 285억 마르크에 불과하던 독일과의 교역량이 불과 3년만에 421억 마르크를 기록, 독일이 최대 교역상대국으로 떠올랐다. 체코와 헝가리 블가리아도 93년 이후 교역량이 매년 15%이상 늘면서 마르크화가 양국 무역의 공식 결제수단이 되고 있다.

오스트리아 스위스 네델란드 등 독일과 국경을 마주한 9개국도 상황은 마찬가지. 이들 국가의 국경지역에서는 마르크화가 자국화폐와 함께 병용되고 있을 뿐 아니라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유럽내 유명관광지에서도 마르크화가 통용화폐가 되고 있다.

이와관련, 슈피겔지는 최근호에서 슈뢰더 정권이후 실업률 하락과 수출 증가로 시작된 독일 경제의 도약은 유럽내 마르크화 사용지역 확대와 독일경제의 영향력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고 분석했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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