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도메인이름 사이버공간 표류

  • 입력 2000년 10월 13일 23시 01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이름을 딴 인터넷 도메인(www.putin.ru)이 주인없이 사이버공간을 헤매고 있다. 지금까지 소유권을 가지고 있던 베곤 이라는 회사가 최근 러시아 인터넷도메인(ru)의 등록과 관리 담당기관인 러시아공공네트워크(RIPN)에 이 도메인을 반납했기 때문이다.

베곤은 지난해 8월 당시 무명이던 푸틴 대통령이 보리스 옐친 대통령의 후계자가 되기 3일 전에 극적으로 푸틴 도메인 을 등록해 막강한 예측력 을 과시하며 인터넷업계의 부러움을 샀다. 그러나 서방에서라면 엄청난 가치가 있었을 이 도메인이 러시아에서는 오히려 부담이 됐다. 베곤은 그동안 이 도메인을 비싼값에 되팔려 했으나 실패했다.

러시아정부는 이 도메인이 불법적인 용도로 쓰이지 않는한 누가 사용해도 괜찮다 고 밝혔으나 권위주의적인 러시아 환경에서 괘씸죄 로 찍힐까봐 두려워해 누구도 이 도메인을 사겠다고 선뜻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도 한 기업인이 이 도메인을 사서 크렘린측에 상납하기 위해 곧 나설것이라는 소문만 떠돌고 있다. 크렘린 측은 푸틴 대통령은 이미 다른 개인 도메인(www.putin2000.ru)이 있어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러시아 대통령 도메인(www.president.ru)은 한 모델매니지먼트 회사가 겁 없이 사용하고 있다. 이 주소로 들어가면 푸틴 대통령 대신 팔등신의 러시아 미녀모델들을 만날 수 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기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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