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유고 운명 바꿨다…反정부단체 인터넷 활용

  • 입력 2000년 10월 6일 18시 59분


“유고의 운명을 바꾼 일등 공신은 인터넷.”

지난달의 유고연방 대선에서 보이슬라브 코스투니차 후보의 승리를 이끌고 이번 민중 시위로 야당이 대세를 장악한 데에는 모두 인터넷이 큰 기여를 했다.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정부의 통제를 받는 기존 언론이 침묵을 지키는 상황에서 인터넷이 반정부 여론 형성에 끼친 영향력은 거의 절대적이다.

1997년 대선 때 4만명에 불과했던 인터넷 이용자가 40만명 이상으로 증가한데다 직장 등에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사람이 80만명을 넘어서는 등 이용자의 폭발적 증가도 ‘인터넷 파워’가 커진 배경.

지난달 대선 때 유권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각 후보들의 경력과 공약 비교, 선거절차 및 선거인 명부확인 등은 물론 반정부 라디오 방송 청취도 가능했다.

정부의 탄압으로 지하로 숨어든 독립 언론사와 재정난으로 신문용지 확보가 힘들었던 신문사들은 인터넷을 철저히 활용했다.

개국 이래 지금까지 11년 동안 세 번이나 방송 중지명령을 받았던 B2―92 라디오 방송도 인터넷 웹사이트(www.freeb92.net)에서는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야당인 세르비아민주야당(dos.org.yu)과 시민정치운동 단체인 이즐라즈2000(izlaz2000.org), 학생들이 주도하는 반체제단체 오트포르(저항·otpor.com)와 프리비지디닷넷(freebgd.net) 등은 시위를 주도해나가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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