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中핵과학자 리원허박사 관련 보도 잘못 시인

입력 2000-09-27 17:20수정 2009-09-22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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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일간지 뉴욕 타임스가 26일 중국에 핵 관련 기밀을 유출한 의혹을 받아온 중국계 핵 과학자 리원허(李文和)박사에 관한 자사(自社)의 보도 태도를 반성하는 글을 이례적으로 실어 눈길을 끌었다.

타임스는 2면 전면을 할애, 편집자 명의로 '타임스와 리원허'라는 제목의 사고(社告)성 기사를 게재하고 지난해 3월 중국이 미국에서 빼돌린 기밀을 토대로 핵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처음 보도한 이래 지금까지 리박사에 관해 다뤄 온 기사들의 문제점을 인정했다.

타임스는 "우리의 보도 태도에 대해 다른 언론과 미디어 비평가, 리박사의 변호인, 백악관 등으로부터 '마녀사냥'식 이라는 비판이 있었다"며 통상적으론 기사 자체로만 이야기하는 것을 선호하지만 독자들이 타임스에 대해 느낄 수 있는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입장을 밝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타임스는 이어 "돌이켜 보면 리 박사를 둘러싼 의문에 관해 달리 보도했더라면 좋았을 뻔 했던 것들이 있었다"며 "연방수사국(FBI) 수사의 허점을 더 철저히 파헤칠 수도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타임스는 또 "우리는 리 박사의 인간적 면모를 부각시켜 (보도의) 균형을 잡을 수 있는 인물기사를 보도하지 않았다"며 마땅히 다뤘어야 할 기사를 다루지 않은 잘못을 시인했다. 또 이 사건의 정치적 맥락을 제대로 짚지 못한 점도 솔직하게 인정했다.

이 신문은 "우리의 내부 기준에도 미달하는 기사들에 대한 책임은 취재를 지휘한 사람들에게 있다"며 "이번 일로 인해 취재기자들에 대한 신뢰가 약화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타임스가 리 박사에 대한 FBI의 혐의는 정황 증거에만 의존하고 있어 근거가 희박하다는 점을 지적한 사실을 상기시키고 자사 보도가 '마녀사냥'을 부추기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타임스는 끝으로 이 사건에 관한 많은 의문을 풀기 위해 최초로 이를 보도한 기자가 포함된 취재진이 처음부터 사건을 다시 추적,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진상을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우리의 보도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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