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스는 2면 전면을 할애, 편집자 명의로 '타임스와 리원허'라는 제목의 사고(社告)성 기사를 게재하고 지난해 3월 중국이 미국에서 빼돌린 기밀을 토대로 핵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처음 보도한 이래 지금까지 리박사에 관해 다뤄 온 기사들의 문제점을 인정했다.
타임스는 "우리의 보도 태도에 대해 다른 언론과 미디어 비평가, 리박사의 변호인, 백악관 등으로부터 '마녀사냥'식 이라는 비판이 있었다"며 통상적으론 기사 자체로만 이야기하는 것을 선호하지만 독자들이 타임스에 대해 느낄 수 있는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입장을 밝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타임스는 이어 "돌이켜 보면 리 박사를 둘러싼 의문에 관해 달리 보도했더라면 좋았을 뻔 했던 것들이 있었다"며 "연방수사국(FBI) 수사의 허점을 더 철저히 파헤칠 수도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타임스는 또 "우리는 리 박사의 인간적 면모를 부각시켜 (보도의) 균형을 잡을 수 있는 인물기사를 보도하지 않았다"며 마땅히 다뤘어야 할 기사를 다루지 않은 잘못을 시인했다. 또 이 사건의 정치적 맥락을 제대로 짚지 못한 점도 솔직하게 인정했다.
이 신문은 "우리의 내부 기준에도 미달하는 기사들에 대한 책임은 취재를 지휘한 사람들에게 있다"며 "이번 일로 인해 취재기자들에 대한 신뢰가 약화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타임스가 리 박사에 대한 FBI의 혐의는 정황 증거에만 의존하고 있어 근거가 희박하다는 점을 지적한 사실을 상기시키고 자사 보도가 '마녀사냥'을 부추기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타임스는 끝으로 이 사건에 관한 많은 의문을 풀기 위해 최초로 이를 보도한 기자가 포함된 취재진이 처음부터 사건을 다시 추적,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진상을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우리의 보도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