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빅브러더' 승자, 상금1억 친구사촌 치료비 기증

  • 입력 2000년 9월 16일 18시 53분


“죽을 병에 걸린 친구의 사촌을 위해 내 사생활을 공개했다.”

15일 영국 ‘채널 4’ 방송의 사생활 공개 프로그램 ‘빅 브러더’의 최종 승자로 뽑힌 젊은이가 상금 7만파운드(약 1억1000만원) 전액을 중병을 앓고 있는 친구의 사촌여동생에게 기증하기로 발표해 시청자들의 코끝을 찡하게 만들었다.

이날 밤 11시반경 이 방송사는 7월 이후 영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온 이 프로그램 의 최종회를 방송하면서 최후까지 남은 참가자 3명 중에서 전화여론 조사를 통해 건축노동자 크레이그 필립스(28)가 51%의 지지를 얻어 최후의 승자로 뽑혔다. 이 프로그램은 매주 한차례 시청자 조사를 통해 한명씩 솎아내는 방식으로 진행돼 회를 더하면서 시청자들의 관심은 더욱 열기가 높아갔다. 과연 승리의 여신이 누구에게 미소를 보낼지에 시청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최종회에는 전화 여론조사 사상 최대 규모인 750만명이 참여할 정도였다.

필립스는 “가장 친한 친구의 사촌여동생인 조앤 해리스가 다운증후군으로 미국에서 심장과 허파 이식 수술을 받아야 할 처지”라며 “그녀에게 모든 상금을 주겠다”고 밝혔다. 그는 곧바로 그간 ‘감금’돼 왔던 런던 근교의 촬영용 주택 밖으로 뛰어 나와 군중 속의 해리스를 찾아내 포옹했다. 이 과정은 생방송으로 중계돼 시청자들을 감동으로 몰아넣었다.

크레이그는 ‘빅 브러더’ 방송을 통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15일 채널4에는 격려 전화가 빗발쳤다. 광고전문가인 맥스 클리퍼드는 “크레이그의 부드러운 품성과 유머 감각이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아마 리버풀(크레이그의 고향)이 시의 이미지를 높이는 데 크레이그를 내세운다면 효과 만점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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