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공무원 '철밥통' 깨진다…승진때 능력-실적 반영

  • 입력 2000년 8월 18일 19시 27분


일본 공무원의 '철밥통 신화'가 깨지고 있다. 국가 공무원 기본급이 사상 처음 동결되는가 하면 승진시 연공서열 외에도 능력과 실적을 반영하는 쪽으로 변하고 있다.

인사원은 국가공무원의 기본급 인상 억제와 성과주의 임금체계 도입을 골자로 하는 안을 최근 확정해 정부와 국회에 제출했다.

이 안은 공무원 급여중 기본급 인상을 보류하고 민간기업의 상여금에 해당하는 기말근속수당은 지난해보다 0.2개월분 삭감해 4.75개월분으로 축소했다. 일본 공무원의 기본급이 동결된 것은 현행 공무원 급여체계가 도입된 1960년 이후 처음이다. 이는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민간 급여수준이 낮아져 민간기업과 공무원의 기본급 차가 크게 줄어 들었기 때문이다. 인사원 조사에 따르면 올해 공무원과 민간의 기본급 차는 0.12%(447엔)에 불과해 지난해 0.28%보다 크게 좁혀졌다. 상여금은 지난해 민간기업이 기본급의 475%를 지급한 반면 공무원은 495%로 공무원이 20% 포인트 많았다.

올해 기본급 동결과 상여금 삭감 방침이 확정되면 공무원 평균연령인 40.5세 행정직의 연봉은 632만엔으로 전년보다 1.1% 감소하며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다.

인사원은 업적을 기본급이나 상여금에 반영하는 민간의 성과주의 임금체계를 도입, 공무원 사회의 연공서열 중심 승진제도를 고치기로 했다. 인사원은 이와함께 금융 외교 등 복잡한 정책과제를 담당하는 부서에 내년부터 전문지식이나 실무경험을 가진 민간인을 5년 임기로 채용할 계획이다.

일단 채용되면 정년까지 자리가 보장돼 '철밥통'으로 불려왔던 일본 공직자 사회에 앞으로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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