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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8월 13일 1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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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현지주민들과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달 노근리사건 진상조사반이 쌍굴지역현장 및 그 주변지역에 대해 정밀기술조사를 벌인 결과, 쌍굴 콘크리트 구조물에는 탄두 50개가 박혀 있었고 탄흔이 316개가 남아 있었으나 쌍굴지역에는 당연히 있을 것으로 예상했던 탄피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익명을 요구한 현지 주민 2명은 "미군들이 지난 70년대 초반께 노근리 현장에 와서 '지뢰탐지기'와 유사한 기구를 귀에 끼고 철로변 등에서 뭔가를 찾고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고 밝히고 나서 그같은 주장의 진위 여부가 주목된다.
노근리사건 유족들이 1960년 12월에 이 사건과 관련해 미국정부에 공식 사과 및배상 요구를 한 점을 감안할 때 미군측이 장래에 사건이 불거질 개연성을 고려해 탄피를 수거하는 등 계획적으로 증거인멸을 시도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이와 관련, 지난 3일부터 사흘간 서울에서 열린 한미 노근리 진상조사반 회의에서 우리측은 현장기술조사 결과와 함께 일부 주민들이 제기하는 미군의 탄피 사전수거 가능성을 거론하고 미국측의 철저한 조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현장기술조사팀은 쌍굴지역을 제외하고 수로와 예상 사격진지 주변에서 미군의 것이 확실시되는 탄피 121개와 탄두 108개를 발견, 이를 육군정보사와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등에 정밀 성분분석을 의뢰해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수로지역에서는 당시 북한 인민군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러시아제 탄피7~8발을 찾아냄으로써 일각에서는 노근리 사건을 전후로 해서 미군과 북한 인민군간의 교전이 벌어졌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유·박병기기자]
l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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