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당, 全大에 야당만 초청…與圈내 우려목소리

  • 입력 2000년 8월 2일 18시 34분


필라델피아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에는 정재문(鄭在文) 서청원(徐淸源) 이한구(李漢久)의원 등 한국의 야당인 한나라당 대표단이 정식 초청을 받아 참석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집권당인 민주당 의원들은 가지 못했다.

미 공화당 측은 당초 같은 국제보수정당연합(IDU) 소속인 한나라당만 공식 초청했다. 민주당도 별도 채널을 통해 어렵게 참석 ‘티켓’을 얻기는 했다. 그러나 국회법 날치기 이후 정국파행 속에서 의원들의 출국이 금지되는 바람에 전당대회 참석이 좌절됐다.

미 공화당 전당대회를 전후해 국내외에서 빚어진 이같은 상황에 대해 민주당내 ‘미국통’들로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공화당 전당대회 참관단장으로 내정됐던 이인제(李仁濟)고문 측에서는 “개인채널을 통해 부시후보와의 회동 약속까지 마련했는데, 갑자기 못가는 바람에 결례를 하게 됐다”는 탄식이 당장 터져나오고 있다.

한미의원친선협의회 회장인 유재건(柳在乾)의원도 “그동안 우리가 미 공화당과는 다소 소원한 점이 없지 않아 이번 전당대회를 계기로 활발한 접촉을 하려 했는데 여의치 않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민주당내 ‘미국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미 공화당의 대북정책과 군사정책의 기초를 입안하는 실무진들과의 관계가 부족하다는 것.

민주당이 당초 전당대회 참관단의 방미일정에 트랜트 로트 공화당 상원원내총무 등 공화당지도부 외에도 콘돌리자 라이스 전 백악관 외교안보보좌관 등 실무자급 인사와의 면담 일정을 다수 포함시킨 것도 그런 속사정을 감안했기 때문.

공화당이 집권할 경우 미국의 대북정책과 우리 햇볕정책의 조화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군사전략 관련 공화당 실무자들과의 이해증진이 필수적이라는 것이 민주당의 판단이다.

민주당이 공식관계나 의원외교 차원에서 미 공화당과 특별한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은 아니나, 개인적 교분을 쌓은 경우가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박정수(朴定洙) 이종찬(李鍾贊)전의원 등 구여권 출신인사들이 그나마 미 공화당 인사들과의 교류를 지속해왔으나 이들은 지난 총선에서 낙선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미국 인맥을 봐도 도널드 그레그, 제임스 릴리 전 주한대사 등 일부 공화당 인사가 있기는 하지만 지미 카터 전 대통령과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 로버트 토리첼리 상원의원, 톰 폴리에타 주 이탈리아미국대사 등 대다수가 민주당 인사들이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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