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열도 대지진 공포…이즈諸島 한달새 9000여건 발생

  • 입력 2000년 7월 31일 19시 06분


요즘 일본 TV에서는 정규방송 중 매일 수차례씩 ‘긴급뉴스속보’를 알리는 시그널음악이 흘러나온다. 화면 위에는 곧바로 지진뉴스가 자막으로 나온다. 긴급뉴스는 6월26일 이즈(伊豆)반도 서쪽의 미야케지마(三宅島)에서 지진이 발생한지 한달 이상 간헐적으로 계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는 150여년을 주기로 일어난다는 초대형 ‘도카이(東海)대지진’의 전주곡이 아닌가 해서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끊임없는 지진〓지난달 30일 미야케지마 부근을 진원으로 하는 진도 6.4∼5의 강한 지진이 세 차례나 발생했다. 미야케지마뿐만이 아니다. 이즈 제도(諸島)라고 불리는 근처의 니지마(新島) 고즈시마(神津島) 시키네지마(式根島) 부근에서도 지난 한달간 간헐적으로 강한 지진이 발생하고 있다. 1일 진도 6.4, 9일 6.1, 15일 6.3, 20일 4.9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처럼 강한 지진은 본토의 도쿄(東京) 요코하마(橫濱) 시즈오카(靜岡) 지바(千葉) 등 광범위한 지역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이즈 제도에서 한달여 동안 일어난 지진은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것만도 9000회를 넘어섰다. ‘공포감을 느낀다’는 진도 3 이상의 지진도 500차례 이상 발생했다.

▽도카이 대지진에 대한 공포〓현재 이즈 제도에서 발생하고 있는 지진은 마그마의 활동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마그마에 의한 지진이라면 피해지역이 넓지 않고 예측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지난달 15일 발생한 진도 6.3의 지진은 지각변동에 의한 것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열도는 지각표면을 덮고 있으면서 조금씩 움직이고 있는 플레이트(판·板) 중 3개 플레이트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유라시아, 필리핀해(海),북아메리카 판이 그것이다.

이 중 유라시아 판과 필리핀해 판이 서로 밀면서 조금씩 힘이 축적됐다가 한계를 넘길 때 발생하는 도카이 대지진의 주기는 150여년. 마지막 도카이 대지진은 1854년에 발생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번 지진을 심상치 않게 보고 있다.

최근 발행된 잡지들은 ‘도쿄 직격 대지진 급접근!’ ‘8월 도쿄의 대지진을 예고하는 기분 나쁜 데이터’ 등의 제목으로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망해버린 여름장사〓이즈 제도는 여름에는 낚시와 스쿠버다이빙을 하러 오는 관광객들로 붐비는 곳. 그러나 올해는 손님이 완전히 끊겨 생계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종식을 바랄 뿐이다’라는 사설을 통해 지진활동이 멈추길 바라는 안타까운 마음을 표시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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