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지방지 1면에 사죄문 "노예매매 광고로 돈벌이 사과"

  • 입력 2000년 7월 6일 19시 56분


미국 코네티컷주 하트퍼드에서 발행되는 신문 ‘하트퍼드 쿠란트(The Hartford Courant·www.ctnow.com)’가 200여년 전에 흑인 노예매매 광고를 자기 신문에 실었던 것을 공식 사과했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신문 가운데 하나인 쿠란트지는 4일자 1면 상단에 사죄문을 싣고 1700∼1800년대에 노예매매 광고로 돈벌이를 했던 것을 사과했다.

이 신문은 사죄문에서 “당시 신문들이 노예매매 광고를 싣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었지만 쿠란트지는 중단없이 발행해온 가장 오래된 신문으로서 역사의 어두운 면을 사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적었다.

이 신문은 이어 “코네티컷주에서 벌어진 노예매매를 통한 영리활동을 보도하면서도 우리 신문 자체도 영리추구 행위를 했다는 사실은 보도하지 않았다”면서 “토머스 그린이 1764년 신문사를 세운 이래 1823년까지 흑인 노예매매와 도망친 노예 현상수배 광고를 신문에 실었다”고 털어놨다.

당시 이 신문에 실린 한 광고는 ‘판매:15세 건강한 검둥이 소년, T 그린에게 문의바람’이란 문구로 돼 있고 돼지나 버터 등 상품판매 광고란에 배치돼 있었다.

쿠란트지의 켄 델리사 대변인은 이러한 사죄문을 실으면서 “우리는 인간을 매매한 역사에 긍지를 가질 수 없으며 우리 신문의 전임자들이 여기에 관여한 것을 사죄한다”고 말했다.

<윤양섭기자> 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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