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포터] 칸영화제에서 주목받은 이란 영화

  • 입력 2000년 5월 22일 17시 05분


프랑스 남부 칸의 영화제 열기는 아직도 대단하다. 지난 10일부터 프랑스 남부 칸에서 열린 제53회 칸영화제는 21일 캐나다 데니스 아라캉 감독의 `스타덤'을 폐막작으로 막을 내렸다.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은 덴마크 출신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뮤지컬 비극 `어둠속의 무희'에 돌아갔다. 폰 트리에 감독은 지난 96년에도 칸영화제에서 `파도 깨기'로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어둠 속의 무희'이 영화는 미국으로 이민온 체코 여성의 실명과 사형에 이르기까지의 고된 인생역정을 그린 것이다. 한편 이 영화에서 열연한 아이슬랜드 가수 비욕은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21일 칸 시내 `팔레 드 페스티발'에서는 제53회 칸영화제 폐막식이 펼쳐졌다.

이번 칸 영화제에서 이란 영화계가 한껏 실력을 발휘하였다. 황금 카메라 상과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것이다.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화제의 주인공은 이란의 20세 여성감독 사미라 마흐말바프. 그가 이번에 출품한 작품은 `흑판'으로 `2층에서 들려오는 노래'를 제작한 스웨덴의 로이 앤더슨 감독과 공동 수상했다. 사미라 마크말바프는 최연소 본선 진출 감독으로 알려진다.

그녀는 2년전 17세때도 칸 영화제에 진출한 적이 있는 경력 감독(?)이다. 당시의 작품 '사과'는 비경쟁부문에서 상영된 바 있다. 한편 사미라의 아버지 모흐신 마크말바프 감독은 이란 최고의 감독으로 꼽힌다. 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으로 한때 옥고를 치루기도 한 인물.

황금 카메라상은 신인들의 작품에 주어지는 것이다. 이 상은 올해 이란 신예 감독들이 독차지했다.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출품됐던 하산 예크타파나 감독의 `조메흐'와 `감독주간'에 출품됐던 바흐만 고바디 감독의 `술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이 공동 수상한 것이다.

수상식은 중국인들의 자축연 같았다. 중국, 대만, 홍콩 영화계의 기량이 한껏 발휘된 것이다. 본선 경쟁부문 23편중 9편의 아시아 영화가 출품할 때부터 이같은 기대감이 고취되고 있었던 것. `대상'은 중국 지양 웬 감독의 `귀지 라이 러', 감독상은 `하나 둘'의 대만 감독 에드워드 양, 남우주연상에 홍콩 왕자웨이 감독의 `화양연화'에 출연한 토니 륭(양조위), 파벨 룬귄 감독의 `결혼'에 출연한 배우 전원에게 특별연기상이 주어진 것이다.

한편 시나리오상은 미국 닐 라부트 감독의 `간호원 베티'의 시나리오를 담당한 존 리차드와 제임스 플램버그가, 단편 경쟁 부문 `황금종려상'은 레이먼드 레드 감독의 `아니노', 기술상은 `화양연화'의 크리스토퍼 도일과 마크 리, 윌리엄 창에게 수여되었다.

한국은 이번 영화제에 많은 부문에 진출하여 적잖은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지만 결과는 별로였다. 참가하는데 의미를 둘 수 밖에 없었다.

본선 경쟁부문의 `춘향뎐', 단편 경쟁부문에 유철원 감독의 `우산,' 비경쟁부문인 `주목할만한 시선'에 홍상수 감독의 `오! 수정,' `감독주간'에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 `비평가주간'에 정지우 감독의 `해피엔드'등 각 부문에 한국영화가 초청 받았으나 수상작을 내지는 못했다.

김동문 <동아닷컴 인터넷기자> yahiya@hani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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