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EU 인터넷 특허심사 제휴…2002년까지 기준 조율

  • 입력 2000년 5월 3일 19시 36분


미국 일본 유럽연합(EU)이 새로운 인터넷 사업 모델 등에 부여하는 ‘비즈니스 모델 특허’의 심사에 관해 제휴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3일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미국 일본 EU는 2002년까지 기존의 비즈니스모델을 총망라한 데이터베이스를 공동 구축하고 서로 특허기준을 조율해 비슷한 수준으로 맞출 계획이다. 이를 위해 6월14일 도쿄(東京)에서 열리는 특허청 전문가회의에서 데이터베이스 구축방안 등을 논의하고 7월 오키나와(沖繩) 주요선진 8개국(G8) 정상회담에서는 특허심사 기준을 조정하기로 합의할 예정이다.

이 같은 특허심사 제휴 움직임은 나라마다 기준이 달라 특정 국가가 비즈니스모델 특허를 쉽게 내줘 타국 업체가 불필요한 피해를 보는 일을 막자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미국은 인터넷 관련 사업을 키우기 위해 비즈니스모델 특허를 비교적 쉽게 인정해 지난해에만 600여건이 특허를 받았다. 이미 보편화된 기존 방식을 단순히 인터넷에 적용하면 특허를 내주는 등 심사기준이 너무 느슨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가장 집중적인 비난을 받은 것은 온라인서점인 아마존닷컴의 ‘원클릭’ 특허. 이는 인터넷을 통해 상품을 구입할 때 주소 이름 등을 한번 등록하면 다음에 결제할 때는 입력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전자상거래에서는 오래 전부터 일반화된 것이다. 아마존이 특허권을 내세워 같은 결제방식을 채택한 업계를 제소하자 세계 네트즌들은 ‘아마존 불매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소비자가 원하는 가격을 제시하면 판매업자가 조건에 맞는 상품을 제시하는 ‘역경매’ 방식에 관한 특허를 따낸 프라이스라인과 여러 펀드의 자산운용을 하나로 집중 관리해 거래비용이나 세금을 줄이는 ‘허브앤드스포크’ 방식에 관해 특허를 따낸 시그내추어사도 경쟁사를 제소했다.

반면 일본이나 EU는 비즈니스모델 특허심사가 미국보다 훨씬 까다로운 편이다. 따라서 이대로 가다가는 미국이 내준 특허 때문에 자국 벤처기업이 싹을 틔워보지도 못하고 죽을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특허심사 제휴에 적극 나서게 된 것이다.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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