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내년 경상적자 56억달러" 美베어스턴스 경고

  • 입력 2000년 4월 19일 19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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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금융기관이 내년도 우리나라 경상수지를 적자로 전망하고 국내에서도 올해 경상수지 흑자목표 달성이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국내외 경제기관 및 전문가들은 “외환위기 극복 이후 2∼3년 뒤 다시 위기를 맞았던 중남미 국가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한국경제가 고성장에 도취해 경상수지 흑자 감소를 좌시해서는 안된다”면서 적극적인 경상수지의 관리를 촉구하고 나섰다.

▽어두운 경상수지 전망〓세계적 투자은행 중 하나인 미국의 베어스턴스는 최근 내놓은 ‘이머징 마켓 분기 보고서’에서 한국이 내년도 경상수지 적자가 56억달러에 이르며 이 부분이 경제 운용의 가장 큰 걸림돌로 부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어스턴스는 이에 따라 내년말 외화부채가 136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면서 잠재해있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사전에 어떻게 차단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1∼3월 수입증가율이 전년 대비 52% 증가한데 비해 수출은 30% 증가에 그치면서 경상수지 흑자폭이 줄고있으며 4월 들어서도 수출증가율은 21.7%인데 반해 수입증가율은 50.5%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향후 소비와 설비투자 수요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 수입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며 “올해 정부가 목표한 115억∼120억달러 흑자 목표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100억달러 밑으로 떨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저축률 통계에서도 88년 40.5%에 달했던 저축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해 33.7%에 그쳤다. 저축률이 낮아지고 경기회복으로 투자율이 높아질 경우 경상수지 흑자폭이 크게 줄어들 우려가 높다는 것이 한은의 분석이다.

▽경상수지 관리 나서야〓경상수지 흑자폭 축소나 경상수지 적자는 향후 지속적인 성장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경제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대외신인도의 가장 중요한 척도인 경상수지에 빨간 불이 켜지면 외국자본의 유출이 가시화하고 다시 환율 상승을 통해 물가 상승으로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외환보유고 확충이 힘들어져 혹시 발생할 수 있는 외환위기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

한국개발연구원(KDI) 김준경(金俊經)연구위원은 “수출을 더 이상 늘리기는 힘들고 수입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며 “이를 위해 콜금리 인상이나 재정지출 축소 등을 통해 총수요를 억제해 현재의 고성장을 사전에 조절하는 것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말했다.

<박현진기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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