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獨 2차대전 약탈예술품 맞바꾼다

  • 입력 2000년 4월 13일 19시 42분


독일과 러시아는 2차세계대전 당시 서로 약탈했던 상대국의 예술품들을 28일 모스크바에서 맞교환하기로 했다고 AP 등 외신이 12일 전했다.

독일 정부 관리들은 이번 예술품 맞교환이 2차대전 이래 지속돼온 양국의 ‘노획 미술품 반환 논쟁’에 종지부를 찍기 위한 1단계 조치라고 말해 앞으로 교환이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특히 독일이 반환할 미술품 목록에는 러시아 차르 시대의 전설적인 예술품 보관소 ‘앰버 룸’에서 독일군이 빼앗아간 모자이크 그림과 서랍장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앰버 룸은 18세기초 프로이센 제국의 프레데릭 빌헬름 왕이 러시아 표트르 대제의 부인 카테리나 왕비에게 선물로 지어준 귀중품 보관소.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왕궁 안에 만들어졌는데 벽은 황금빛의 호박으로 장식됐다. 넓이는 120㎡나 된다.

전쟁 당시 러시아군과 싸우다 퇴각하던 독일군은 앰버 룸을 통째로 뜯어다 지금은 러시아의 칼리닌그라드의 한 성 안에 옮겨 놓았으나 곧바로 행방이 묘연해졌다.

그러다가 1997년 앰버 룸의 모자이크 풍경화 1점이 독일 브레멘에 사는 한 시민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법원에 의해 정부에 반환하라는 결정이 내려졌다. 앰버 룸의 서랍장은 라이프찌히에 사는 한 여인이 50년대 골동품 가게에서 구입했다가 96년 독일 정부에 넘겼다.

러시아는 러시아군이 브레멘에서 약탈한 101점의 그림을 독일에 반환한다. 이중에는 수백만달러를 호가하는 고야와 마네, 로트레크의 그림들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독일 정부가 가장 돌려받기를 원하는 예술품 ‘트로이의 금’은 이번 목록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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