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소네 日문부상 인터뷰]"韓日 만남의 場 확대"

  • 입력 2000년 3월 17일 19시 09분


《나카소네 히로후미(中曾根弘文)일본 문부상이 18일부터 20일까지 한국을 방문한다. 한일 양국간 다른 분야의 장관급 교류는 많았지만 문부상이 한국을 공식 방문하는 것은 정부수립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과거사나 교과서문제 등 미묘한 현안이 양국 교육담당 최고책임자의 교류를 어렵게 만든 측면도 있다.

나카소네 문부상은 17일 오전 도쿄(東京) 가스미가세키(霞が關) 집무실에서 동아일보와 단독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외교나 경제면의 교류도 중요하지만 국가간 교류는 사람과 사람의 교류가 베이스가 되어야 한다”며 “앞으로 여러 차원의 인적교류가 가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부상으로는 처음으로 한국방문을 하게 된 계기는….

“종전 이후 문부상이 한번도 한국을 방문한 적이 없었다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한국은 이웃국가로서 일본에 매우 중요한 나라다. 1998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방일했을 때 발표한 ‘일한공동선언’에는 양국 각료의 교류를 활성화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이를 계기로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하게 됐다. 문부상이 되기 이전에도 한일의원연맹 등에서 나름대로 양국간의 우호관계를 위해 노력해 왔다고 생각한다. 2002년에는 월드컵이 한일공동개최로 열린다. 문화교류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양국의 우호친선을 더욱 깊이 할 수 있는 방안을 기탄 없이 논의하고 싶다.”

―한국방문의 주목적은….

“박태준(朴泰俊)국무총리와 문용린(文龍鱗)교육부장관, 서정욱(徐廷旭)과학기술부장관 등을 만나 의견을 나눌 생각이다. 우선 한국의 교육에 대해서 배우고 싶다. 내달 1일 열리는 서방선진 8개국(G8) 교육장관회담에서 의장을 맡게돼 있어 여러 나라의 교육문제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 과학기술분야에서는 공동연구 등의 진척상태 등을 점검하고 인재교류를 위한 방안을 논의할 것이다. 월드컵 성공을 위한 방안도 의논한다.”

일본도 ‘작은 정부’를 지향하고 있다. 이 때문에 문부상은 현재 과학기술청 장관을 겸직하고 있다. 두 부처는 내년 1월 문부과학성으로 통합된다. 문화청 및 체육업무도 문부상이 관장한다.

―양국의 교육관련 교류는 다른 분야에 비해 뒤져있다는 인상을 주는데….

“유학생 교류는 상당히 진전되고 있다. 장관 교류가 없어서 그런 것 같다. 이번 방한을 계기로 기존 교류는 더욱 확대하고 새로운 교류도 시작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양국간의 미래지향적인 교류는 더욱 중요하다. ‘일한공동선언’에 명시돼있는 교육관련분야의 교류를 착실히 실천해 나가겠다.”

―한일간에 어떤 교류나 협조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나.

“세가지가 있을 수 있다. 유학생 교류, 교원교류, 일반국민 교류다. 유학생 교류는 좀더 새로운 프로그램이 없을까 하고 구상중이다. 교원교류는 더욱 늘려 내용을 충실히 할 생각이다. 국민교류는 ‘국민교류의 해’를 이용해 문화 스포츠 차원에서 폭넓은 사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국가간 교류는 외교 경제나 각료들 교류보다도 사람과 사람의 교류가 베이스가 되어야 한다.”

―G8 교육장관 회담에서는 무엇을 논의하나.

“회담주제가 ‘변하는 사회에 있어서의 교육’이다. 이제 교육개혁은 학교가 홀로 떠안을 수 없는 문제가 됐다. 또 원하면 나이에 상관없이 언제나 다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생애교육’, 그리고 정보통신(IT)교육도 주요주제가 될 것이다.이웃 나라인 한국의 교육상황도 참고해서 양국에게 필요한 해결방안을 모색했으면 한다.”

나카소네 문부상은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전총리의 장남이다. 1986년 참의원에 첫 당선돼 현재 3선의원. 정계에 입문하기 전에는 15년간 아사히(旭)화성공업에서 샐러리맨생활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게이오대 시절 필드하키선수로 활약하고 지역구인 군마현 육상경기협회장을 맡는 등 스포츠가 취미다. 19일에는 동아일보사를 방문하며 동아국제마라톤대회에 참가하는 일본선수들도 격려한다.

▼나카소네 히로후미 문부상 약력▼

△53세 △군마(群馬)현 마에바시(前橋)시 출생 △게이오(慶應)대 상학부졸업

△총리 비서관 △참의원 의원(3선) △통산성 정무차관 △참의원 상공위원장 △참의원 자민당 정책심의회장 △문부상 겸 과학기술청장관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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