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시내의 한 편의점에 담배 매대 모습이 보이고 있다. 건보공단은 흡연 폐해에 대한 담배회사들의 사회적 책임을 묻고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막기 위해 KT&G,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 등을 상대로 2014년 4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1심에서 패소한 뒤 2020년 12월에 항소했다. 2026.01.14 [서울=뉴시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KT&G 등 주요 담배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500억 원대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패소했다.
15일 서울고법 민사6-1부(부장판사 박해빈)는 건보공단이 담배 회사 KT&G, 한국필립모리스, BAT로스만스(옛 BAT코리아)를 상대로 낸 533억 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담배 회사 측의 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항소 기각 판결했다. 2020년 나온 1심과 같은 결론이다.
공단 측은 “오랫동안 흡연한 폐암, 후두암 보험가입자 치료비 보험급여액에 대해 담배 회사의 배상 책임이 있다”며 2014년 소송을 냈다. 항소심 재판부는 “건보공단의 보험급여 지출은 ‘국민건강보험 가입에 따른 보험관계’에 따라 지출된 것”이라며 “담배 회사 행위와 보험급여 지출 사이의 인과 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건보공단이 보험가입자들이 입은 피해를 대신해 배상을 청구한 내용도 기각했다. 재판부는 “흡연과 폐암 등 발생 사이의 역학적 상관관계만으로 인과 관계를 추정할 수 있다”는 건보공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대한 근거로 “개인이 흡연했다는 사실과 폐암에 걸렸다는 사실만으로 개별적 인과관계가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를 들었다. 흡연하기 전의 건강상태와 생활습관, 질병 상태의 변화, 가족력 등을 추가로 살펴봐야 한다는 이유였다.
담배갑에 명시된 최소한의 경고 문구만으로는 흡연 폐해의 충분한 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건보공단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담배의 유해성과 의존성이 사회 전반에 널리 알려졌다”며 “이를 기망, 은폐하는 등의 불법 행위를 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민건강보험공단의 KT&G,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 항소심 선고기일을 마친 뒤 나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서울고법 민사6-1부(부장판사 박해빈·권순민·이경훈)는 15일 건보공단이 담배 제조사 KT&G와 한국필립모리스,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코리아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2026.01.15 [서울=뉴시스]건보공단은 대법원 상고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은 2심 선고 직후 “담배의 유해성에 대해 법원이 유보적인 판단을 한 것은 비통한 일”이라며 “한국은 경제만 선진국이 됐고 국민 건강권에 대해서는 아직도 후진국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역학 자료에서 소세포 폐암의 경우 98%가 담배 하나로 인해 발병한다는 결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건보공단은 2001년부터 2010년까지 폐암 또는 후두암을 진단받은 보험가입자 3465명에게 치료비로 약 533억1955만 원가량의 보험급여를 2003년부터 10년간 지급했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이들은 1960~70년대부터 담배를 피우기 시작해 30년 넘게 흡연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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