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한반도 평화 선제조치 일관되게 추진”… 9·19 합의 복원 재강조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3월 2일 01시 40분


첫 3·1절 기념사… 평화 24번 언급
“北측 체제 존중… 흡수 통일 없다”
김정은 ‘기만’ 비난에도 대화 방점… 한미일 안보협력 대신 “한중일 협력”
李, 싱가포르 방문… 오늘 정상회담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07주년 3·1절 기념식에서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기념사에 “함께 성장하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3·1혁명의 정신을 온전히 계승하는 길”이라며 “선열께서 간절하게 바랐던 평화와 공존의 꿈을 지금, 여기, 한반도에서부터 실현해 나가자”고 말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07주년 3·1절 기념식에서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기념사에 “함께 성장하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3·1혁명의 정신을 온전히 계승하는 길”이라며 “선열께서 간절하게 바랐던 평화와 공존의 꿈을 지금, 여기, 한반도에서부터 실현해 나가자”고 말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한반도 평화와 남북 간 신뢰 회복을 위해 필요한 일들을 일관되게,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

이재명 대통령은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07주년 3·1절 기념식에서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낮추고 상호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여러 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해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6일 한국을 ‘영원한 적’으로 규정하면서 “겉으로 표방하는 유화적인 태도는 서투른 기만극이고 졸작”이라고 비난했지만 9·19 남북군사합의 복원 등으로 신뢰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 평화 24번 언급… “적대와 대결, 이익 안 돼”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107주년 3.1절 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6.03.01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107주년 3.1절 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6.03.01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이 대통령은 이날 취임 후 첫 3·1절 기념사에서 ‘평화’를 가장 많이 언급(24번)했다. 그러면서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3·1혁명의 정신을 온전히 계승하는 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북측의 체제를 존중하며 일체의 적대행위도, 어떠한 흡수통일 추구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북 3대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3·1절 기념사는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방점이 찍혔다”며 “한일 관계보다 북한 문제가 더 먼저 배치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미 간의 대화가 조속히 재개될 수 있도록 미국은 물론 주변국과 충실하게 소통하겠다”며 ‘페이스메이커’ 역할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우리도 미국과 좋게 지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조건부 대화 신호를 보내자 한국 정부도 북-미 대화의 물꼬를 트는 데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

민간 무인기의 북한 침투 사태에 대해 이 대통령은 “이 정부의 뜻과 전혀 무관하게 벌어진 무인기 침투 사건은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심대한 범죄 행위이자 결코 있어선 안 될 일”이라며 진상 규명과 책임 추궁, 제도적 방지 장치 등을 약속했다. 앞서 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북측에 대해 공식적인 유감을 표한다”고 밝히자 담화문을 내고 “(한국 당국이) 재발 방지에 주의를 돌려야 할 것이라는 것을 경고한다”고 한 바 있다.

● 李 “한중일 협력이 세계 평화 기여”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일 오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107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3.1절 노래를 제창하고 있다. 2026.03.01.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일 오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107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3.1절 노래를 제창하고 있다. 2026.03.01.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이 대통령은 이날 “2차 세계대전 이후 80여 년간 확립되었던 국제 규범은 힘의 논리에 의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이란 군사 공격 등으로 인한 국제 질서 혼란 속에 평화와 안정을 대외 정책의 핵심 원칙으로 강조한 것.

특히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론’을 거론한 이 대통령은 “한중일 3개국 간의 협력이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길”이라며 한중일 협력을 통한 중일 갈등 해소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날 기념사에선 한미일 안보협력은 언급되지 않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3년 취임 후 첫 3·1절 기념사에서 한미일 3자 협력을 강조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일본에는 구체적인 과거사 언급 없이 “‘진정한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사이좋은 새 세상’을 열기 위해 호응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조세이(長生) 탄광 수몰 사고를 시작으로 과거사 협력을 확대하자고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3·1운동을 ‘3·1혁명’이라고 표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3·1운동이 단순히 일회적 저항이 아니라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탄생시킨 뿌리임을 명확히 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1948년 이승만 정부 수립일을 건국절로 삼아 기념하자는 일각의 주장을 반대하고 있는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때부터 3·1운동을 3·1혁명으로 바꿔 부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우원식 국회의장과 조희대 대법원장,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민주당 정청래 대표 등 주요 참석자들과 악수를 나눴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도 기념식 전후로 두 차례 짧은 악수를 했지만 서로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국빈 방문차 싱가포르에 도착해 동포 간담회를 갖고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2일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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