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주자부인 4명 '일거수일투족' 시선 집중

  • 입력 2000년 2월 24일 21시 30분


미국 대통령 예비선거가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퍼스트 레이디를 꿈꾸는 예비후보들의 부인들이 유권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공화당과 민주당의 대선 후보 지명을 받기 위해 경쟁하고 있는 유력 후보들의 부인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여성은 공화당 후보 지명을 노리는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부인 신디(45). 영화 배우 뺨칠 만큼 빼어난 용모를 지닌 그녀는 매케인이 유세를 할 때마다 옆에서 다소곳이 미소를 지으며 신뢰와 애정이 가득 담긴 눈길을 보내 유권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유세에는 관심이 없으면서 신디의 외모를 감상하거나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 유세장을 찾는 남성들도 많다. 신디는 비교적 조용한 성격이지만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유세 때는 흥겨운 음악에 맞춰 즉석에서 춤을 춰 화제가 되기도 했다.신디는 1980년 하와이에서 18세 연상인 매케인을 만나 한눈에 사랑에 빠졌다.

한때 약물(진통제)에 중독됐으나 극복한 의지의 여인이기도 하다.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공화당)의 부인 로라(53)는 활동적인 남편과는 달리 좀처럼 남 앞에 나서거나 연설하기를 꺼리는 성격. 이 때문에 퍼스트 레이디가 될 경우 시어머니인 바버라가 부시 전대통령에게 그랬던 것처럼 조용한 내조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라는 초등학교 교사 출신으로 교육 및 도서관사업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부시 주지사는 “내 일생에서 가장 잘한 결정은 로라와 결혼한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민주당 대선후보로 유력시되는 앨 고어 부통령의 부인 티퍼(51)는 예비후보의 부인들중 가장 활달하다. 유세 때마다 유권자들에게 남편을 소개하며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을 도맡아 한다. ‘치어리더 티퍼’라는 별명이 붙은 것도 이 때문. 티퍼는 사진기자 출신. 고교 졸업 파티에서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빌 브래들리 전 상원의원(민주)의 부인 어네스틴은 비교문학박사로 외국어에 상당한 재능이 있다. 독일계이기 때문에 남편이 대통령이 되면 미 역사상 두 번째 외국계 퍼스트 레이디가 된다. 그녀는 정치인의 아내지만 “남편은 남편, 나는 나”라며 자신의 능력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 예비후보들의 부인 중 선거운동에 관한 활동이 가장 적고, 언론에도 별로 등장하지 않지만 그녀의 지적 능력이 남편을 더 돋보이게 한다는 얘기도 있다. 브래들리보다 8년 연상이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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