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메일 인터뷰]그래미 10개부문 후보 카를로스 산타나

  • 입력 2000년 2월 22일 21시 27분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23일(현지시간) 열리는 제42회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가장 분주하게 무대에 오를 뮤지션은 단연 그룹 ‘산타나’의 리더인 노장 기타리스트 카를로스 산타나(53)가 꼽힌다.

60년대 이후 줄곧 라틴 록의 수장으로 군림했지만 상업적 성공은 별로 거두지 못했던 그는 지난해 로린 힐, 롭 토머스, 와이클리프 진 등 ‘젊은 피’와의 협연을 시도한 앨범 ‘Supernatural’로 ‘올해의 앨범상’ ‘올해의 노래상’ 등 무려 그래미상 10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그의 앨범은 미국에서만 790만장 넘게 팔렸다. 타이틀곡 ‘Smooth’는 그의 음악 인생 30년만에 처음으로 지난해 하반기 빌보드 싱글차트 1위(12주간)에 오르기도 했다. 후속곡 ‘Maria Maria’도 최근 톱10 안에 진입했다. 팝계에서는 △그가 지난해 리키 마틴 등이 주도한 라틴 팝의 ‘상업적’ 열풍을 ‘음악적’으로 완성시킨 데다 △가장 중요한 ‘올해의 앨범’ 부문의 경쟁자가 ‘백스트리트 보이스’, 리키 마틴 등 상업 댄스 뮤지션인 점 등을 들어 최소 5∼6개 부문 수상을 점치고 있다. 그를 최근 E메일로 인터뷰했다.

-자식벌 되는 젊은 가수들과의 협연에도 리듬감이 강한 당신의 사운드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다. 하지만 지난해 그래미 5개 부문을 수상한 힙합 스타 로린 힐과의 협연은 다소 ‘물과 기름’같다는 생각도 든다.

“‘자매’(sister·로린 힐)와 함께 한 ‘Do You Like the Way’를 들어보면 힙합이 얼마나 ‘행복한’ 박자인가를 알 수 있다. 내 라틴 록의 기반 중 하나는 아프리카 토속음악이라는 점도 힙합과의 조화를 가능케 했다.”

-‘Supernatural’은 당신의 이전 작업에 비해 지나치게 협연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리키 마틴, 제니퍼 로페즈 등을 거느린 소니의 물량 공세를 깨기 위한 소속사 ‘아리스타’의 전략적 포석이라는 말도 있다.

“나는 오래 전부터 록 블루스 재즈 살사 사이키델릭까지 음악적 형식을 한 군데로 아우르는 작업을 해왔다. 이번 앨범도 그 연장선 상에 있다.”

-음악 작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느낌과 생각이다. 기교는 그 다음이다. 치열한 고민 없이 만든 음악은 단명하기 마련이다.”

-존경하는 선배 뮤지션은,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은?

“지미 헨드릭스(록·사이키델릭), 밥 말리(레게·로린 힐의 시아버지), 마일스 데이비스(재즈) 등…. 라이브 무대에서는 관객을 만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시상식을 마치고 곧장 세계 투어를 다시 시작할 계획이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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