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회인정협정]팔 아라파트 '외교적 승리' 평가

  • 입력 2000년 2월 16일 23시 04분


15일 로마 교황청과 팔레스타인자치정부 간에 체결된 가톨릭 교회인정협정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수반의 귀중한 외교적 승리로 평가받고 있다.

팔레스타인측이 이번 협정에서 얻어낸 ‘국제적으로 인정된 예루살렘의 특별지위 보장’은 97년 이스라엘 통치지역내 가톨릭 활동을 승인한 교황청과 이스라엘간의 협정을 넘어선 ‘외교적 쿠데타’라는 외신의 분석이다.

협정이 그동안 예루살렘의 현 상황을 변경하려는 이스라엘측 기도에 반대해온 팔레스타인측의 입장을 대부분 수용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67년 제3차 중동전 때 동예루살렘을 합병한 이후 예루살렘에 대한 국제적인 통치를 인정하지 않았으며 국제기구의 예루살렘 주재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제사회도 아직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지 않고 텔아비브에 공관을 두고 있다.

협정은 또 예루살렘의 성지적 특성과 종교적 정체성 및 국제적으로 중대한 의미를 담고 있는 종교 문화유산의 보호를 촉구하는 등 예루살렘 문제를 집중거론하고 있다. 이밖에 팔레스타인 자치지역내에서의 △종교와 양심의 자유 △가톨릭교 이슬람교 유대교 등 3대 종교의 평등성 △성지(聖地)에 대한 접근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다.

아라파트 수반은 또 이번 바티칸 방문에서 3월20∼26일 교황의 성지순례 때 팔레스타인을 방문하겠다는 약속까지 받아냈다. 바티칸은 94년 이스라엘 팔레스타인과 동시 수교했으나 이번 협정으로 이스라엘과의 관계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협정은 98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평화정착을 위한 와이리버협정 이행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라엘이 협정체결 직후 팔레스타인과 교황청을 동시에 비난하고 나선 것도 이를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윤양섭기자> laila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