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버머' 카진스키 "강압에 유죄인정" 재심 청구

  • 입력 2000년 1월 20일 19시 37분


‘유나버머’라는 별명으로 널리 알려진 미국의 우편폭탄 테러범 시어도어 카진스키(57)가 98년 재판 당시 강압에 의해 유죄를 인정했다며 최근 연방 항소법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카진스키는 미 콜로라도 연방교도소에서 손으로 직접 써서 제출한 58쪽짜리 항소요청서에서 자신의 유죄인정 변론을 철회하면서 재심을 요청했다고 미 CNN방송이 18일 보도했다.

카진스키는 항소요청서에서 “변호인단이 재판에서 나의 정신상태를 논쟁거리로 삼겠다고 협박해 유죄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변명했다. 그는 “모욕을 당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도 많다”고 자신의 행동을 변호했다. 카진스키는 실제로 감옥에서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항소법원은 10일 내에 있을 검사측 논고를 들은 뒤 재판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카진스키는 19세 때 하버드대에서 수학박사 학위를 받고 24세부터 2년간 버클리대 조교수를 지낸 천재 수학자. 그는 과학 기술에 대한 극단적 혐오감에 빠져 78∼95년 10여 차례에 걸쳐 대학 연구소와 공항 등에 우편 폭탄물을 보내 3명을 살해하고 23명을 크게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98년 1월 사형 대신 종신형을 받는 조건으로 혐의를 인정해 그 해 5월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김태윤기자> 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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