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성공회 정교회 대표, 바티칸서 敎會일치 '악수'

  • 입력 2000년 1월 19일 20시 13분


로마 가톨릭교회 교황 요한 바오로2세는 18일 영국성공회 감리교 동방정교회 루터교 등 다른 기독교 종파 대표 20명이 참석한 가운데 바티칸에서 대희년 기념행사중 하나인 기독교일치(에큐메니칼) 행사를 집전했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성베드로성당의 ‘거룩한 문’을 여는 행사였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교황은 지난해 12월 24일 시작된 대희년을 기리기 위해 성베드로성당의 세 개의 문은 혼자 열었으나 마지막 네 번째 문은 이날 행사를 위해 남겨놓았었다.

교황은 영국 성공회 수장인 조지 캐리 캔터베리대주교와 동방정교회의 바로톨로메오스 1세 총대주교가 보낸 아타나시오스 수석대주교와 함께 성바오로 대성당의 마지막 문을 열었다.

거룩한 문을 열고 성당에 들어가기 전 교황은 무릎을 꿇고 기도했다.

바티칸측은 당초 교황만 무릎을 꿇을 것으로 예상하고 쿠션을 하나만 준비했으나 성공회와 동방정교회 대주교도 화합과 일치를 상징하는 뜻에서 즉석에서 교황을 따라 바닥에 무릎을 꿇고 기도를 올려 주위 사람을 놀라게 했다.

교황은 기도를 마친 뒤 “하나가 됩시다! 감사합니다!”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교황은 참석자들에게 “우리는 서로 떨어져 있는 형제들이나 이제 굳은 결의를 가지고 온전히 하나가 되는 여정에 들어섰다”며 과거 1000년간 교회가 단결하지 못한데 대해 그리스도께 용서를 구했다.

공산주의체제가 무너진 후 러시아정교회는 로마 가톨릭교회가 공격적으로 정교회 신자를 개종시키려 한다며, 영국 성공회는 여성 성직자의 역할을 둘러싼 이견 때문에 각각 바티칸과 갈등을 빚어왔다.

그러나 침례교를 비롯한 일부 개신교 대표들은 로마 가톨릭교회가 여전히 면죄부를 발행하고 있다는 이유로 참석을 거부했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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