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10시 50분경 경기 성남시 분당구 신기사거리에서 김인호 전 산림청장이 낸 음주 운전 사고로 인해 차량 잔해가 뒹굴고 있다. 김 전 청장은 21일 직권면직됐다. 채널A 캡처
김인호 전 산림청장(사진)이 음주 운전 사고를 일으켜 경찰에 입건됐다. 청와대는 곧바로 김 전 청장을 경질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 운전) 혐의로 김 전 청장을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전 청장은 20일 오후 10시 50분경 성남시 분당구 신기사거리에서 자신의 그랜저 차량을 몰던 중 신호를 위반해 직진하다가 정상 주행 중이던 마을버스와 승용차를 잇달아 들이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사고 현장 폐쇄회로(CC)TV에는 김 전 청장이 운전한 차량이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를 칠 뻔한 아찔한 장면까지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측정한 김 전 청장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정지 수준이었다.
음주 운전 사실이 보고되자 청와대는 21일 김 전 청장을 경질했다. 청와대는 “이재명 대통령은 산림청장이 중대한 법령 위반으로 물의를 일으킨 사실을 확인하고 직권면직 조치했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즉각 경질에 나선 건 전국 산불 진화를 총괄하는 산림청장이 산불조심기간 동안 술을 마시고 운전대까지 잡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산림청 청사는 대전에 있지만 김 전 청장은 근무일인 20일 자신의 자택이 있는 성남에서 술을 마시고 운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청장이 음주 운전으로 경질된 사이 주말 동안 전국에서는 총 20건의 산불이 발생해 산림청은 박은식 청장 직무대리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산불 진화 태세를 점검했다. 이에 대해 산림청 공무원노조는 성명을 내고 “산불조심기간 비상근무에 임하며 국민의 생명과 산림을 지키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산림청 직원들은 기관장의 비위와 인사 실패로 인해 조직 전체의 신뢰가 훼손된 현실에 대해 깊은 참담함과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산림청 노조가 ‘인사 실패’라고 지적한 건 김 전 청장이 임명 당시부터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신구대 환경조경학과 교수 출신인 김 전 청장은 지난해 6월 공직자 국민추천제 게시판에 “존경하는 이재명 대통령께서 추진하시는 진짜 대한민국의 산림 정책을 위해 김인호 교수를 산림청장으로 강력히 추천드립니다”라고 본인을 직접 추천하는 글을 올렸고, 두 달 뒤 산림청장에 임명됐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은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과 친분이 있는 산림청장 임명이 보은 차원은 아닌지 의심되며, 국민추천제 셀프 추천도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성남에 있는 신구대에서 1992년부터 근무한 김 전 청장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과 환경교육혁신연구소장 등을 지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