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領 티베트 불교 지도자 망명

  • 입력 2000년 1월 8일 00시 36분


중국령 티베트 불교계의 정신적 지도자 중 하나인 제17대 카르마파가 티베트를 탈출해 인도 북부 다람살라의 달라이 라마 망명정부에 도착한 것으로 7일 알려졌다.

망명정부 대변인은 “제17대 카르마파인 우기엔 트린리 도르제(15)가 현재 이곳에 있다”고 밝혔다.

영국의 데일리 텔레그래프도 이날 망명정부 소식통을 인용,“ 이 소년이 티베트 수도 라사를 탈출, 눈쌓인 히말라야 산맥 1400여㎞를 걸어 5일 오전 다람살라에 도착했다”며 현재 매우 지쳐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이날 “제17대 카르마파가 불교예식에 사용되는 악기 등을 구입하기 위해 해외로 간다는 편지를 사원에 남겼다”고 밝혔으나 달라이 라마측으로 망명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카르마파 종파는 티베트 불교계의 4대 종파 중 하나로 17세기경 정치적으로 가장 막강했으나 다른 종파인 겔루파에 의해 세력이 약화됐다. 1959년 중국에 항거한 티베트 민중봉기를 주도했다가 인도로 망명한 달라이 라마는 겔루파 소속이다.

제17대 카르마파는 1992년 중국 당국에 의해 카르마파로 추대됐으며 중국은 티베트 통치의 상징으로 이 소년을 이용해 왔다.

<뉴델리·베이징AP 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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