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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12월 10일 01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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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유고연방 공습 당시에도 미국 주도의 패권주의에 맞설 것이라며 미국을 압박했으나 ‘선언적 수준’의 효과밖에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러시아 내부 문제가 공동보조를 취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인지 특히 러시아의 태도가 강경해졌다.
옐친 대통령은 8일 벨로루시와의 통합조약을 서명하면서 몸이 비틀거릴 정도로 건강상태가 좋지 않지만 중국 방문을 강행해 체첸전쟁에 대한 중국의 지지를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연내에 성사시키기로 약속했던 일본 방문을 취소하고 21일로 예정됐던 프랑스 독일과의 정상회담 연기를 시사하면서도 중국을 찾을 만큼 옐친은 집요했다.
중국은 지난달 15일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협상 타결로 호전된 미국과의 관계 손상을 무릅쓰고 러시아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는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러시아와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유지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에서 체첸과 비슷한 사태가 발생할 경우 러시아의 지지를 얻어 외부세계의 압력에 대응할 수 있다는 계산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중국이 러시아를 지지함에 따라 체첸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원하는 미국 등 서방세계의 목소리는 힘을 잃게 됐다.
〈베이징·모스크바〓이종환·김기현특파원〉ljhzi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