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온 FBI국장]호텔 假名투숙 출입자 통제

  • 입력 1999년 11월 9일 23시 15분


미국 연방수사국(FBI) 현직 국장으로는 처음 한국을 공식 방문한 루이스 프리국장은 8일 밤 FBI 소속 경호원 20여명을 대동하고 특별기편으로 서울 용산 미 공군기지를 통해 입국했다.

FBI는 특별 경호를 위해 서울의 모호텔에 가명으로 프리국장의 숙소를 마련했으며 국장 방 앞 복도에 경호원들을 배치, 출입자들을 철저히 통제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프리국장의 입국모습을 보면서 FBI의 위세를 실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프리국장은 9일 하루 동안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 천용택(千容宅)국가정보원장 김정길(金正吉)법무부장관 김기재(金杞載)행정자치부장관 홍순영(洪淳瑛)외교통상부장관 박순용(朴舜用)검찰총장 김광식(金光植)경찰청장 등을 잇따라 만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50년 미국 뉴저지주에서 태어나 럿거스대를 졸업한 프리국장은 84년 뉴욕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FBI 수사관, 뉴욕주 검사 등을 지냈다.

93년 43세의 나이에 임기 10년의 FBI 국장에 취임한 그는 취임 직후 주변으로부터 너무 젊어서 경륜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오클라호마시 연방빌딩 폭탄테러사건 용의자를 사건 발생 이틀 만에 검거해 탁월한 수사력을 인정받았다.

또 97년에는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96년 대선자금 불법모금 문제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 임명을 요구해 자신을 임명한 대통령을 난처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는 95년 이후 해외 수사활동을 놓고 미 중앙정보국(CIA)과 계속 마찰을 빚고 있기도 하다.

〈이현두기자〉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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