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카메라가 몰려온다… 7월부터 국내시장 개방

  • 입력 1999년 4월 20일 19시 29분


카메라 시장에 ‘한일(韓日)대전’이 벌어질 조짐이다. 태풍의 진원지는 7월로 예정된 일제 카메라에 대한 수입선 다변화정책 해제.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일본업체들이 국내 시장에 본격 상륙하게 됨으로써 국내업계와의 한판 승부가 불가피해졌다.

▽일제(日製) 파상공세 예고〓78년부터 시행된 수입선 다변화 제도가 7월1일 21년만에 풀린다. 이렇게 되면 한국은 세계 최고의 품질로 인정받는 일제 카메라의 ‘사정권’에 들어서게 된다.

일제 카메라는 정식 수입이 금지된 동안에도 이미 국내시장에서 상당한 점유율을 차지했다. 정확한 통계는 잡히지 않지만 밀수시장으로 흘러들어온 일제가 국내시장의 10% 이상을 점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동남아 중국 등에서 만들어 일본제 상표를 붙인 OEM제품들은 이미 국내 업체와 제휴방식으로 수입되고 있다.

수입선 다변화 해제는 일제 카메라에 ‘날개’를 달아준 격.

캐논 니콘 등 일본 업체들은 일단 국내 업체와의 제휴 관계를 당분간 유지한다는 방침이지만 앞으로 직판체제를 갖추는 등 마케팅을 강화할 움직임이다. 브랜드 파워를 앞세운 파상적인 공세로 국내시장 장악을 노릴 것이라는 예상.

▽국내업체 방어전〓국내업계는 대기업들이 잇따라 카메라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삼성항공이 사실상 홀로 지키고 있는 실정. 삼성은 일본과의 결전을 앞두고 ‘항일(抗日)’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무엇보다 제품력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입장. 올해에만 13개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할 계획이다. 통상 하반기로 잡았던 신제품 출시시기를 상반기로 앞당겼다. 해외시장에만 내놓았던 모델도 국내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특히 일본 업체들이 35㎜신제품 개발을 소홀히 한 점을 파고 들어 여기에 집중투자한다는 전략.

삼성항공측은 “일본제 수입을 위기보다는 재도약의 기회로 삼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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